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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빵빵한’ 재벌가 딸들의 빵전쟁

등록 2011-11-11 16:01수정 2011-11-11 16:56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롯데 신격호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 (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롯데 신격호회장의 외손녀 장선윤 ,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 (왼쪽부터)
삼성 이부진· 롯데 장선윤·신세계 정유경에 현대 정성이 가세
계열사 백화점·마트 이용해 수익…“사업기회 유용” 비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 등 고급 베이커리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벌가 ‘딸들의 빵전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공정위는 롯데백화점 지하식당가에 입점한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블리스를 비롯해, 신세계 계열사인 조선호텔 베이커리, 호텔신라의 자회사로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를 운영하는 보나비 등이 판매수수료나 임대료 등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계열사의 고급 베이커리 운영이 ‘딸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는 재벌가 2세나 3세인 딸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베이커리 사업에 뛰어든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1999년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달로와요’를 들여와 전국 10개의 신세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입점했으며 델리 브랜드‘베키아 에 누보’도 신세계 본점 등 일부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쪽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기존에 롯데쪽에 입점해 있던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을 지난해 말 인수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7월부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호텔신라는 이 대표의 부임 후 자회사인 보나비를 통해 베이커리 카페 ‘아티제’를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씨까지 베이커리 카페 ‘오젠’을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1층에 오픈하면서 딸들의 전쟁은 4파전으로 확대됐다. 90년대 ‘재벌가 사모님’들의 갤러리 경쟁이 고급 빵집으로 옮겨온 형국이다.

이들이 베이커리 운영에 적극적인 이유는 백화점과 마트 등 탄탄한 유통업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정위가 조사해 발표한 것처럼 백화점의 판매수수료가 높은 탓에 그만큼 중소기업들의 백화점 입성이 바늘구멍 들어가기만큼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오너가가 운영하는 업체라면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오너가에서 운영하는 업체라도 다른 업체들처럼 모든 절차를 밟아서 입점한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자격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실무자 차원에서 입점을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호텔신라나 현대자동차그룹은 유통업체를 가지고 있지만 않지만 계열사들이 소유한 건물에만 입점해도 이미 수십개의 매장은 확보되는 셈이다. 현대자동차 사옥에 1호점을 낸 ‘오젠’처럼 호텔신라의 ‘아티제’도 서초동 삼성 사옥에 입점해 있다.

안정된 유통이나 입지를 확보하고 시작하는 사업인만큼 수익도 좋다. 정유경 부사장이 개인지분 40%를 소유한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1995년 700억원대이던 매출이 지난해 1678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2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본다.장선윤 대표가 7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블리스의 ‘포숑’도 본점 기준으로 7월 개장 이후 매출이 갑절 이상 올랐다. 투자비용은 높지 않은데 비해 꾸준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안정성과 수익성, 여기에 2,3세들이 외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익힌 고급스럽고 세련된 취향을 적용할 수 있다는 유리함이 최근 불거진 ‘딸들의 빵전쟁’을 불지핀 셈이다.

비판도 만만치 않다. 경제평론가로도 활동중인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트위터에 “재벌가 딸들이 특수관계에 있는 호텔과 마트에서 독점 사업으로 돈을 번다면 사업기회 유용이자,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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