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보고서 “가구주 외 취업자 크게 늘어”
최근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고용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황수경·신석하·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7일 ‘노동공급을 중심으로 살펴본 최근 고용증가세 분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2008년) 금융위기 뒤 가구주 외 취업자의 증가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보고서는 특히 “15~54살 여성층에서 가구주 외 취업자가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만1000명이 늘어나는 등 올해 들어 월평균 40만명 안팎의 고용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의 평균 25만명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최근 고용증가세는 경제성장률에 견줘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는 노동공급이 노동수요에 견줘 빠르게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의 상승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보고서는 “15~54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온다”며 “이는 특히 여성들이 가구주 이외 부가소득이 필요해지면서 일자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가한 여성 취업자의 상당 부분은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길 원하지 않는 ‘자발적 단시간 근로자’일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남성의 근로시간은 유지되는 반면 여성의 근로시간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여성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가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경 연구위원은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저숙련 시간제 근로자를 채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고용시장이 좋다 나쁘다를 얘기할 때 취업자 수만 갖고서 할 게 아니라, 근로시간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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