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에스티엑스(STX)그룹 회장
공격적 M&A행보서 방향전환
강덕수(사진) 에스티엑스(STX)그룹 회장이 “내년엔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며 그룹 창립 이후 10년 동안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왔던 경영 스타일을 180도 바꾼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 27~28일 경북 문경 에스티엑스(STX)리조트에서 그룹 임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1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진짜 위기는 세계경제 불황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현실에 직면해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적극 활용하자”고 주문했다. “올해 세계를 덮친 경제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미 에스티엑스는 주력 사업부문인 조선·해운에서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유럽 재정위기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줄어들면서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고, 에스티엑스팬오션도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돌연 포기했던 까닭도 이 때문이었다. 에스티엑스는 당분간 대형 기업 인수·합병에는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강 회장이 내년도 사업계획 추진방향으로 제시한 것은 재무구조 안정화와 수익 중심 경영, 수주 총력 등 크게 3가지다. 강 회장은 “그룹의 생존력 확보를 위해선 수주와 영업이 첫 번째 선행 과제가 되어야 한다”며 “원가경쟁력 확보와 생산효율 증대를 통한 수익 중심 경영을 펼치자”고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각 계열사별로는 유동성 확보에도 선제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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