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나눔재단 첫 사업
16개 시·도 설립 계획
숭실대서 첫번째 개원
16개 시·도 설립 계획
숭실대서 첫번째 개원
“5만분의 1 지도, 조선소를 지을 백사장 사진, 그걸 들고가서 니 배 만들어주겠다고 했단 말야.”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외국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선박을 수주했던 1970년 초를 떠올리며 생전에 임원들에게 강조했던 말이다. 이렇게 맨손으로 일궈낸 현대중공업은 지금은 세계 1위 조선업체가 됐다.
정 명예회장과 같은 불굴의 도전정신을 품은 청년 기업가들을 키워낼 공간이 29일 숭실대학교에 문을 열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 등 범현대 일가와 현대중공업·현대백화점 등 관련기업들이 5000억원을 출연해 지난달 설립한 ‘아산나눔재단’이 펼치는 첫 사업이다. ‘정주영 캠퍼스’라고 이름붙여진 이곳은 국내 첫 민간 종합창업지원기관이다. 지상 6층, 지하4층 등 5300㎡ 규모의 건물 안에서는 창업 지원 특별교육, 마케팅·재무·영업 등 전문가들의 체계적인 지원활동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숭실대에 첫번째 캠퍼스가 들어선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매학기 200여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정주영 창업론’이라는 강의가 1997년부터 개설돼있는 데다가, 재단 쪽에 건물 무상제공도 약속했기 때문이다. 아산나눔재단은 이같은 창업캠퍼스를 전국 16개 시·도에 설립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바이오·농업벤처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캠퍼스를 세우는 게 목표다. 또 초기 자본금을 지원해 창업 성공률을 높이는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고, 창업경진대회와 청년기업가 캠프 등의 행사를 열어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 확산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날 오전 숭실대에서 열린 캠퍼스 개원식에는 정진홍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정몽준 의원,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김대근 숭실대학교 총장, 황철주 벤처기업협회 회장, 조순 전 총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진홍 이사장은 “젊은이들이 또 하나의 ‘현대 신화’를 창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등 관련기관·단체와도 청년창업 지원방안에 대해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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