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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계경제 ‘안갯속’…기업들 “돌파구 찾아라” 비상

등록 2011-11-30 20:38수정 2011-11-30 21:51

경기둔화에 내년 사업계획 세우기 어려워
원가절감·급여반납 허리띠 조르며 안간힘
조선·해운·철강·반도체·자동차 업종 어두워
“다섯 단계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계획을 짜라. 최악의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 29일 열린 포스코 각 부문장 회의에서 정준양 회장은 거듭 ‘위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 전망이 ‘안갯속’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미 투자비 감축, 원가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포스코 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10대그룹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국가, 주요기업 신용등급이 최근 잇따라 하향조정되는 등 세계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철강, 반도체, 자동차 생산 재고가 쌓여가는 등 경기둔화를 반영하는 여러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분야의 위기감이 크다. 철강 쪽에선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2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적자를 기록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철강 경기가 어려울 걸로 내다보고, 전기 절약 같은 사소한 것부터 원가절감, 마케팅 강화 등에 더 힘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박 공급 과잉에다가 유럽은행들의 선박금융 축소가 겹치면서 조선·해운 업계도 울상이다.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서 수주에 빨간불이 켜진 에스티엑스(STX)그룹은 ‘내년엔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며 계열사별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고, 한진해운은 11월부터 임원들이 급여의 10%를 자진반납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반도체와 건설 쪽은 시장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예상되고 있다.

당장은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도 일찌감치 대비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크게 휘청였던 기억 탓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년 불투명한 경제상황을 감안해, 밥캣 인수 차입금 22억달러를 앞당겨 상환 또는 만기 연장하는 식으로 선제 대응했다. 올해 세계 판매대수 목표치를 633만대에서 650만대로 올려잡을 만큼 성적이 좋았던 현대·기아자동차도 내년엔 판매 둔화를 걱정하며 수출 확대 등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1일 발표할 11월 국내 판매실적이 전달보다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판매량은 벌써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경기부진, 소비심리 위축 탓에 내년 국내자동차 판매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최소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2012년 산업전망세미나’에서도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세계 경기둔화가 수출 감소로 이어져 국내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내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이 꼽혔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장은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경우 2008년 위기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과잉 상태인 업종에선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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