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전자에 딸린 베스트샵 매장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엘지전자 정수기 신제품(오른쪽)과 7년 전 단종된 웅진코웨이 정수기(왼쪽). 엘지전자는 자사 정수기는 스테인리스 수조를 장착한 데 비해 웅진코웨이 제품은 플라스틱 수조를 쓰는 차이점을 부각하기 위해 비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업체 제공
웅진 “엘지 부당비교영업” 공정위 신고
엘지 2009년 사업 진출로 갈등 시작
지난달엔 수조 재질 놓고 ‘감정싸움’
엘지 2009년 사업 진출로 갈등 시작
지난달엔 수조 재질 놓고 ‘감정싸움’
웅진코웨이와 엘지(LG)전자의 ‘정수기 전쟁’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엘지전자의 전자제품 전문매장인 엘지베스트샵이 부당 비교 영업 등 불공정 행위를 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웅진코웨이는 “엘지베스트샵 사당점 등 5개 점포에서 엘지전자 제품은 40가지 이물질을 걸러주는 데 비해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 제품은 5가지밖에 못 거르고, 살균마크를 받은 제품은 엘지 제품뿐이라는 허위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업체는 엘지베스트샵이 자사 제품은 신제품으로, 웅진코웨이 제품은 단종된 지 7년이 지난 것을 비교했으며, 이를 판매원 교육자료로 활용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게 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허위 비방 광고행위가 도를 넘는 수준이다. 시장 진출 이래 계속 성과가 저조하다 보니 자사의 장점을 부각시키기보다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지전자 쪽은“특정 제품을 놓고 비교했다기보다는 엘지전자 스테인리스 수조의 우수성을 설명한 것”이라며 “양사 제품의 내부 구조를 비교하는 것으로, 이전부터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웅진코웨이가 우리 광고를 비방 광고라며 걸고넘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와 엘지전자의 정수기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엘지전자는 지난달 초 내보낸 정수기 방송 광고에서 “플라스틱 수조로 받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입니다”라는 카피를 사용했다. 스테인리스 수조를 사용하는 엘지전자 제품이 플라스틱 수조를 쓰는 타사 제품보다 세균번식 억제에 강점이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발끈한 웅진코웨이가 엘지전자 쪽에 방송 광고 중지요청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후 엘지전자는 방송 광고 문구를 “당신의 정수기는 스테인리스 수조입니까?”라고 수정했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광고에 욕조가 나와서 소비자들이 수돗물로 오인한다는 지적이 있어 문구를 수정했을 뿐 웅진코웨이 주장을 받아들여서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와 엘지전자는 정수기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문제를 놓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심사 대상에 올라갔던 만큼 대기업이 들어올 시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엘지전자는 “국외에서는 지이(GE) 같은 거대 기업도 정수기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웅진코웨이만 해도 매출 1조가 넘는 대기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웅진코웨이는 엘지전자 계열사인 엘지생활건강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자사 방문판매망 강점을 이용해 지난해 9월 화장품 브랜드 리엔케이를 출범했는데, 엘지생활건강이 이 브랜드가 자사의 리엔과 유사하다며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냈다. 지난 5월 나온 1심 판결에서 엘지생활건강은 승소했고, 이어 가집행을 신청했다. 웅진코웨이도 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항소도 해서 현재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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