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구나 ! 판매 수수료
갤러리아와 엔시(NC)백화점, 에이케이(AK)플라자 등 3개 백화점도 판매수수료 인하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혔습니다. 백화점 납품업체 중에서 중소기업 305곳의 판매수수료를 내년 1월부터 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한다는 내용입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달 8일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백화점’과 거래하는 중소 입점업체의 절반 정도인 1054개사의 판매수수료율을 3~7%포인트씩 인하하기로 이들 백화점과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백화점 판매수수료는 백화점이 매장에 입점한 업체들한테서 매출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국내 백화점 대부분은 위탁판매 매장과 창고를 빌려주고 판매분에 대한 수수료로 이득을 취하는 ‘특정매입’ 형태 판매가 많습니다. 백화점이 직접 매입해서 재고관리까지 하는 ‘직매입’ 형태는 식품과 일부 의류 부문에서 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통 한자릿수 이내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직매입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공정위가 지난 10월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에 납품(입점)한 중소업체 73개사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성정장의 평균 수수료율이 34%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셔츠·넥타이 37%, 유아동 의류 36.7%, 여성정장 33.8% 순이었습니다. 남성정장 1벌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34만원은 백화점 판매수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보면 됩니다. 백화점 입점 중소기업들은 판매수수료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비용과 일부 판촉비용, 판촉사원 파견 비용까지 자신들이 물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호소합니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는 판매수수료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한자릿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같은 입점업체라도 국내 업체와 해외 유명 업체가 명백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판매수수료 문제는 백화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홈쇼핑 업체들도 백화점과 비슷하게 의류에 대해서 30~40%대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 조사결과입니다. 상품 대부분을 직매입하는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판매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납품업체에서 매출액의 5~10% 사이 금액을 받아가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유통업체들도 할 말이 없지는 않습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하는 각종 문화행사와 같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금 정부의 압박으로 한발짝 물러서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기업 거래처에 비해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판매수수료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