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청부폭력’을 지시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이윤재(77) 전 ㈜피죤 회장이 지난 10월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지 12일만에 사내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전 회장의 딸 이주연(47) 전 부회장은 지난 10월 21일 ㈜피죤 대표이사로, 이 전 회장의 부인 안금산(74) 전 감사는 지난달 7일 사내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이 전 회장이 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경영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의 ㈜피죤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10월 26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달 7일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0월 17일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했을 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제 후선으로 물러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내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개적으로 했던 말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사내이사로 내려왔지만 사실상 경영일선에 남아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존 쪽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병원 치료 등으로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형사5단독 임성철 판사)은 언론 등에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제기한 이은욱(55) 전 사장을 폭행하라고 지시한 혐의(공동상해 교사) 등으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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