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닝 ‘국제짬짜미’에 과징금 324억

일본업체 4곳과 ‘브라운관 유리’ 가격 등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도 적용…과징금 전액 면제

삼성코닝 정밀소재 등 4개 업체가 브라운관(CRT) 유리 가격을 8년 동안 짬짜미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45억여원을 부과받았다.

11일 공정위는 1999년 3월부터 2007년 1월 사이에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35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브라운관 유리 가격과 생산량 감축 등을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과 일본업체 4곳에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 업체로는 삼성코닝이 과징금 324억원을 부과받았지만, 자진신고 감면(리니언시)제도의 적용을 받아 과징금이 전액 면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 중엔 아사히글라스의 자회사인 한국전기초자(HEG)가 183억원, 일본전기초자 그룹 산하의 퍼레이션리미티드(NEG)가 37억원, 에스디엔 비에이치디(NEGM)가 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 4개 사업자는 전세계 브라운관 유리 시장의 65%, 한국 시장의 69%(2007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와 컬러 텔레비전에 쓰이는 브라운관 유리는 2000년대 들어 액정화면(LCD)으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전세계 매출액이 2000년 7조2000억원에서 2007년 2조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업체들은 서로 짜고 기존 생산라인을 폐쇄하거나 전세계 판매점유율을 할당하는 방식 등으로 공급량을 조절하고 가격을 짬짜미했다.

공정위는 2009년 유럽연합 경쟁당국과 공조 아래 조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10월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일본 업체 등에 20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가 국제카르텔 사건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브라운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 올해 들어 3번째다.

황예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