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체 501명 승진 인사
삼성전자서 첫 여성 부사장
공채 출신 등 여성 8명 상무
무선사업부 34명 임원 배출
맏사위 임우재 부사장 승진
삼성전자서 첫 여성 부사장
공채 출신 등 여성 8명 상무
무선사업부 34명 임원 배출
맏사위 임우재 부사장 승진
그에게 일은 희생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hard fun)다. 꾸준한 노력이 성공 비결이며, 타고난 능력을 물으면 “재능이란 바로 노력하려는 열망”이라고 경영전문가 말콤 글래드웰의 말을 인용한다. 1989년 입사한 피앤지(P&G)에서 화장품 ‘에스케이투’(SK-II)와 생리대 ‘위스퍼’를 각각 아시아와 세계시장에서 1위로 키워낸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 13일 삼성그룹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심수옥(49)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이다. 그는 2006년 삼성전자에 영입돼 2008년 전무로 승진했고 3년만에 삼성전자 첫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날 인사에선 심 부사장 외에도 삼성전자의 김기선(43)·송효정(42) 부장 등 여성 8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김기선 상무를 비롯해 제일모직 김정미(41) 상무, 제일기획 오혜원(39) 상무는 대졸 공채 출신 첫 여성 상무들이다. ‘여성’은 이번 삼성 임원인사의 열쇳말 중 하나다.
발탁 인사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윤장현(43) 부장은 삼성 리눅스 플랫폼(SLP)을 개발한 공로로 예정보다 3년 앞서 상무로 올라섰고, 고졸 제조직으로 입사한 삼성전자 김주년(42) 부장은 스마트폰 개발과 관련해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두차례 받으면서 2년 먼저 상무로 발탁됐다. 전체 임원 승진자 501명(부사장 48명, 전무 127명, 상무 326명) 중 이런 발탁 승진은 77명(부사장 30명, 전무 14명, 상무 33명)이라고 삼성 쪽은 밝혔다.
삼성이 강조하는 여성·발탁 인사를 포함해 승진자들 중 가장 많은 수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관련돼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전체 임원 승진자 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이 34명이고, 무선사업부에서만 개발실 조승환(49) 선행개발팀장, 김헌배(51) 한국개발팀장, 고동진(50) 개발관리팀장 등 3명이 부사장에 올랐다. 부사장 2명이 이끌던 무선사업부 개발실은 최초의 사장급 개발인력을 포함해 홍선기(59) 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팀장 등 사장 1명, 부사장 4명을 둔 조직으로 확대됐다. 스마트폰·텔레비전 등의 영업·마케팅 부문에서도 승진자가 많이 나왔다. 새 임원 중 영업·마케팅 인력은 모두 9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들도 줄줄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명수(50) 전략2팀장, 커뮤니케이션팀의 육현표(52) 기획총괄, 상영조(51) 기획담당(이상 삼성물산 소속)이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장충기(57) 미래전략실 실차장(사장)과 같이 삼성물산 소속인 팀장들이 대거 승진한 셈이다. 전용배(50)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은 삼성화재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옮겼다.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임우재(43) 삼성전기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임 부사장은 이부진(41) 호텔신라 사장 겸 에버랜드 경영지원총괄 사장의 남편이다. 지난해 이재용(43) 삼성전자 사장, 이서현(38) 제일모직 부사장, 이서현 부사장 남편인 김재열(43) 제일모직 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와 사위가 모두 사장급에 오를 때 임 부사장만 빠졌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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