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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뒤늦은 한파에 내복시장 ‘후끈’

등록 2011-12-18 16:42수정 2011-12-18 22:45

18일 오후 서울 남대문 시장의 한 내복 매장 주인이 벽에 걸린 내복을 정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8일 오후 서울 남대문 시장의 한 내복 매장 주인이 벽에 걸린 내복을 정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주문 폭주에 물량 달려…업체들 공장 재가동까지
정부 에너지 절감정책으로 실내 온도 낮아진 탓도
“아이 너무하네. 50개만 더 줘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동의 의류도매상가 신안상사엔 내복을 떼러 소매점 주인과 내복을 장만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두터운 기모 소재의 남성 내복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일반 손님 중엔 가족들 것까지 서너벌씩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박원식(56) 신안상사 대표는 “솜 누빔 내복, 두터운 덧댐내복 같은 인기상품은 물량이 부족해 소매상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난리”라며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인맥을 동원하고, 갖가지 수완이 발휘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갑자기 찾아온 한파와 절전 분위기에 내복 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내복 주문이 늘면서, 내복 제조업체들은 생산을 재개하고, 내복가게 주인들은 ‘철 장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물량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에서 10년째 속옷 도매상을 정아무개(38)씨는 “추위가 늦게 오면 사람들이 조금만 더 버티자는 심리로 내복을 안사는 경향이 있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미 확보한 물량이 재고로 남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이젠 물량을 더 확보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뒤늦게 찾아온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찮은데다 정부가 강력한 에너지 절감 정책을 내놓은 게 겹쳐져 발생하고 있다. 날씨가 매서운데다 정부 정책으로 실내 온도까지 낮아지자 예전에는 내복을 입지 않던 사무실 근무자들까지 내복을 챙기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절약 정책과 맞물린 ‘내복 입기 운동’도 내복 수요를 늘리고 있다. ㈜쌍방울은 정부기관 등의 구매로 올해만 약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비와이씨(BYC)도 올해 서울의 한 구청과 직접 단체구매 계약을 했다. 김주열 쌍방울 홍보팀 팀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기관에서 불우이웃돕기 목적으로 내복을 대량구매했는데, 올해는 직원 단체구매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도 낮아진 실내온도 탓에 직원들이 알아서 내복을 차려입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내복입기 캠페인’을 벌여 전체 직원 2만명 중 7000여명이 자발적으로 내복을 구입했다. 삼성그룹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송년회 참석자 선물로 내복을 준비했다. 두산그룹 계열사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3)씨는 “전에도 내복 하의를 가끔 입기는 했지만 올해는 사무실 온도가 낮아서 상하의를 반드시 다 챙겨입고 다닌다”며 “내복 선물이 반갑기는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도 내복 판매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는 12월 1~15일 내복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5%, 14.6%, 13.5%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같은 기간에 여성 속옷 전문업체 비비안 매장의 매출 가운데 절반이 내복이라고 밝혔다. 영플라자의 의류업체 유니클로 매장에서도 발열내의 히트텍(HEATTECH) 매출 비중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측은 “한파가 예고되면서 내복 매출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17일부터는 공급이 부족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내복 업체들의 출하량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쌍방울은 올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1% 늘렸다. 특히 발열내의는 지난해 갑작스런 추위와 발열내의 유행으로 다섯 차례나 품절과 공장재가동을 반복했던 경험을 교훈삼아 올해는 생산량을 50% 늘렸다. ㈜비와이씨와 ㈜좋은사람들도 올해 내복 생산량을 각각 20%, 50% 늘렸다. 모두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생산을 끝냈다. 하지만 주문 폭주로 물량이 달리자 공장 재가동에 나설 채비까지 하고 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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