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박병엽 “지분 25% 사들여 팬택 되찾겠다”

등록 2011-12-18 18:06

매입에 최소 2200억 필요
어차피 빚내서 사들여야

사퇴 밝힌건 꼼수 아니다
‘천민의 절규’로 보아달라

내년 베가 1300만대 팔것
다음 성장전략도 구상중
“지분 25% 정도 사들여서 회사를 되찾을 생각입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겨레>와 만나 “어차피 빚내서 사들여야 한다. 내가 만들고 키운 회사 지켜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하루 전인 15일 사퇴의사를 접고 경영에 복귀했다.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대표이사 집무실엔 서류가 가득 쌓여 있고, 화이트보드에는 각종 채권 현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앞으로 회사 가치가 더 커질 테니 사들이려면 돈이 더 들긴 하겠죠. 주변에선 농담 삼아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해요.” 그는 채권단이 갖고 있는 회사 지분 48%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그가 이 가운데 25%를 손에 넣으려면 현재 주당 가치가 500원 정도로 되는 점을 고려할 때 2200여억원이 필요하다. 팬택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 뒤 더 빨리 성장해 제자리를 찾는다면 주식 가치가 더 커질 테고, 그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를 되찾는 데 들어가는 돈도 불어난다. 채권단이 팬택이 워크아웃 졸업 이후 가치가 좋아질 것을 예상해 지분 48%를 매각하는 작업을 미룰 수도 있다.

박 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선언. 10여 시간 만에 채권단의 워크아웃 종료 결정. 팬택의 2011년 12월은 회사를 되살리려고 뛰었던 지난 5년을 축약해놓은 것처럼 급박했지만, 박 부회장이 복귀를 결정함으로써 그도, 회사도 안정을 되찾게 됐다.

“‘천민의 절규’라고나 할까요. 소란을 피워 죄송하지만 채권단을 압박하려고 쓴 꼼수는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채권단에서도 제 진정성을 인정해, 바로 다음날 해결됐던 것 같아요.” 그는 “나는 왜 늘 이렇게 소동을 피우며 살아야 하냐”고 하소연하면서도 “정말 절실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맨손으로 세운 회사가 위기를 맞아 5년간 온 임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해 거의 정상화시켰는데 워크아웃 졸업 직전에 일이 무산될 상황에 처해 손 놓고 있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경영을 잘하는 건, 회사 구성원들의 수입이 해마다 1원이라도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철학으로 팬택을 키워왔고, 앞으로도 키워가겠단다. 그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을 때, 팬택의 팀장 이상 전 임직원이 사표를 쓴 것도 ‘박병엽 없는 팬택’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사표를 돌려보내고, 임원들로 하여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게 했다.

오는 20일 팬택은 공식적으로 워크아웃에서 졸업한다. 채권단의 자금관리단이 철수하고, 박 부회장 등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간다. “업무보고를 받는데 내년 경영 모토를 ‘글로벌 팬택’이라고 가져왔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소리냐, 내실이 중요하다고 호통을 쳤죠.” 당장 내년 목표는 스마트폰 베가 시리즈의 1300만대 판매다. 지난해 98만대를 팔았고, 올해는 630만여대 판매가 예상된다. 그 뒤론 매년 30%씩 성장시켜 연간 4000만대를 파는 게 목표라고 박 부회장은 말했다. “기술과 품질로 승부할 수 있습니다. 삼성이 1㎓짜리 시피유(CPU) 내놨을 때 우린 퀄컴하고 같이 작업해서 1.5㎓짜리 만들어 냈어요. 엘시디도 샤프에 가서 엘지디스플레이 것보다 야외 시인성 더 좋은 것 만들어내라고 하고, 우리가 도와 개발에 성공했거든요. 더구나 북미 시장에서 우리 엘티이 폰의 미래가 밝아요.”

그는 “우선 팬택을 완전히 정상화시키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다음 성장전략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2005년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실패한 기억을 떠올리더니 뜻밖에도 “외국 출장을 다니면서 월마트나 카길(다국적 농식품회사) 등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먹고사는 쪽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경기가 어려워져 숱한 기업들이 쓰러져도 꿈쩍하지 않고 살아남는 기업 쪽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디도스 수사발표문, 조현오 청장실서 막판에 고쳐”
[한겨레21 단독]“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
노무현 수사 이인규 “저승 가 노통에게 빚 갚으라 따질 것”
네덜란드 가톨릭교회서 수만명 ‘도가니’ 충격
‘일본군 위안부’ 아픈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서 뺀 한국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