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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베어마켓

등록 2011-12-18 18:25

[아하그렇구나]주식 등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약세장을 뜻함
굼뜬 ‘곰’에서 유래…강세장 ‘불마켓’과 대조
곰이라도 판다는 것일까요. 주식시장이나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베어마켓’(bear market)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곰을 거래하는 장터도 아닌데 말이죠.

베어마켓 얘기에 앞서, 주가 이야기를 먼저 해보죠. 올 한 해 주가 추이를 돌아보면, 파란만장합니다. 연초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한때 2200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7월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며서 1600선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이후 한때 1900선을 반짝 회복했을 뿐 여전히 1800선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주가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더블딥(반짝 상승 뒤 재하락) 우려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뒷걸음질하고 있습니다. 급락과 반등으로 널뛰기 장세 속에, 전반적인 흐름은 약세장에 접어든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주가를 비롯한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있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세장을 뜻하는 말이 바로 베어마켓입니다. 행동이 느리고 발톱을 위에서 아래로 할퀴는 곰의 습성에서 ‘내리막’이라는 분위기를 풍긴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베어마켓과 반대되는 말은 ‘불마켓’(bull market)입니다. 장기간에 걸친 주가상승이나 대세상승장을 뜻하는 말로, 마치 황소가 뿔로 주가를 치받아 올리는 것과 같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세계 주요국의 증권거래소에 황소상과 곰상이 있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세계 증권시장의 메카인 미국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 부근 ‘볼링그린’에는 육중한 몸매의 황소 동상이 서 있습니다. ‘아르투로 디모디카’라는 조각가가 1987년 주가 대폭락 때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1989년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무허가로 설치했다가 철거 명령을 받고 볼링그린으로 옮긴 뒤 세계적인 명물이 됐습니다. 이 황소상의 뿔과 고환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 동상 주변에는 남녀노소를 떠나 ‘그곳’을 만지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화가 난 미국인들이 시위를 벌인 곳도 바로 이 황소상 앞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거래소 앞에는 한판 붙을 채비를 하고 있는 황소와 곰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한발짝씩 떨어져 서로 견제하는 모습으로 버티고 서있는데, 긴장감보다는 앙증맞은 느낌을 주는 동상입니다.

우리나라 거래소에도 황소와 곰이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현관 한가운데에는 싸움을 벌이는 황소와 곰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우락부락한 모습의 황소가 뿔로 들이받아 곰이 저만치 나가떨어지는 모습입니다. 곰을 제압하는 황소상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곰(베어마켓)을 날려버릴 만큼 상승장에 대한 욕구와 의지가 강하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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