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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위원장님 명복빕니다” 글 올렸다가 곤욕

등록 2011-12-20 13:53수정 2011-12-20 18:27

커피전문업체인 탐앤탐스 공식 트위터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트윗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탐앤탐스 트위터 갈무리 화면.
커피전문업체인 탐앤탐스 공식 트위터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트윗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탐앤탐스 트위터 갈무리 화면.
‘탐앤탐스’ 커피 공식 트위터로 애도
논란 커지자 사과문과 ‘큰 절’ 사진 올려
유명 커피업체인 탐앤탐스가 공식 트위터(@TOMNTOMS_COFFEE)에 “김정일 위원장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일부 누리꾼들의 항의로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탐앤탐스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모두 점심 맛있게 드셨어요? 먹고 나니 노곤노곤. 탐탐이는 도시락 멤버들과 점심 먹으면서 북한 소식을 접해 듣고 깜짝 놀랐답니다. 그의 죽음에 혹자는 기뻐하고 혹자는 두려워하는걸 보니 참 씁쓸하네요. 김정일 위원장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올렸다.

 이 트윗은 순식간에 트위터에 퍼졌고, 일부 누리꾼들이 탐앤탐스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등 파장이 확산됐다. 탐앤탐스는 바로 해당 트윗을 지웠지만, 누리꾼들의 항의로 급기야 회사 책임자가 공식 사과했다.

  이 업체는 공식 블로그에 19일 저녁 7시40분에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사과 글을 올렸다. 자신을 소셜네트워크(SNS) 관리 총책임자라고 소개한 이아무개 팀장은 “두 세명의 젊고 어린 직원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댓글과 멘션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마디 한마디가 분명히 ‘공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건과 같이 트윗 멘션 관리에 소홀해 이렇게 물의를 빚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사건이 된 멘션은 분명히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이 절대로 아니며, 앞으로 트위터 운영 관리에 있어서 보다 사려 깊게 생각하고 운영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사과문 끝에 고객들에게 큰절을 하는 사진도 올렸다.

 업체의 공식사과에도 블로그와 트위터에는 원색적인 비난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 ‘보라**’는 “더러운 빨갱이 종북주의자 커피숍에는 다시 안 가겠다”고 흥분했고, 트위터 이용자 ‘soo_f***’는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야 머 할 수 있는 거지만 ‘김정일 위원장님’ 이라니 탐앤탐스가 제정신이 아닌 듯. 저런 곳은 불매해야 한다”고 올렸다.

 
유명 커피전문업체인 탐앤탐스의 소셜네트워크(SNS) 관리 총책임자인 이아무개 팀장이 ‘김정일 위원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탐앤탐스 공식 트위터 글과 관련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큰절을 올리고 있다. 출처 탐앤탐스 공식 블로그.
유명 커피전문업체인 탐앤탐스의 소셜네트워크(SNS) 관리 총책임자인 이아무개 팀장이 ‘김정일 위원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탐앤탐스 공식 트위터 글과 관련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큰절을 올리고 있다. 출처 탐앤탐스 공식 블로그.
그러나 지나치게 과민반응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트위터 이용자 ‘sms8***’은 “살다 살다 진짜 바둑이 같은 경우를 본다”며 “이념, 사상,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사람이 죽어 조의를 표한 게 죄인 나라”라고 말했다. ‘iamkimt***’도 “무릎 꿇고 사죄라니, 마녀사냥 급”이라고 말했고, ‘ITERChoco***’는 “무슨 말을 못 하겠네”라고 썼다.

 ‘Luxury***’는 “트위터가 개인들이 소통하는 자유로운 공간이지만 기업 공식아이디로 그런 말을 한건 잘못된 거긴 하지”라며 “그러나, 또 그걸 죽자 살자 덤벼드는 것도 좀 그렇네”라고 유감을 표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탐앤탐스 사건과 관련해 기업 SNS 활동을 놓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social***’는 “탐앤탐스 트위터 사태가 자칫 기업들의 SNS 참여 러시에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이라며 “아무쪼록 지혜로운 위기 대응을 기대한다”고 썼다. 트위터 이용자 ‘greenwayl***’도 “개인적인 견해를 회사 트위터에 올려 회사의 전체적인 생각처럼 되버렸다. 관리 잘하시길”이라고 적었다. ‘Dalgoo_***’는 “기업공식 계정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홍보 업무에 관련되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라면 (개인적인) 감정, 정치, 종교 등의 이야기는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NS 컨설턴트인 이승경 엠에스에이파크(MSApark)기획실장은 “대부분 기업들이 SNS 관리를 홍보 대행사에 맡기거나 아르바이트 직원를 고용해 관리하고 있어 급박한 상황이나 위기관리에 취약하다”며 “기업이 SNS를 고객과의 소통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책임 있는 관리자급 직원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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