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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유럽발 외풍에 ‘북풍’ 가세…한층 커진 불확실성

등록 2011-12-20 20:56수정 2011-12-21 11:24

김정일 위원장 사망
한국경제 영향은/ 전문가 진단
“코리아디스카운트보다 장기적 불안정성 키워”
“뉴스 효과 거의 사라져 가끔씩 리스크 부각될수도”
“중국식 개방 가능성도 장기적으로 부정적 아냐”

내년도 우리 경제에 유럽발 재정위기의 확산이란 ‘상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란 외적 변수가 하나 더 보태졌다. 전문가들은 당장 북한 변수가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20일 북한 경제 전문가들과 국내 경제 전문가들을 통해 김정일 사망이 한국 경제에 끼칠 파장을 짚어봤다.

■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된 한국 경제 북한에서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남한 경제도 예민해진다. 이는 ‘북한 변수’가 한국 경제의 대외 신뢰도를 흔드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경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라며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체제가 순항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은 환율과 증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전날에도 증시가 장중 한때 5% 가까이 하락하고, 환율이 30원가량 치솟았다. 하지만 북한발 악재에 충격을 받은 시장은 하루 만에 진정세로 돌아서며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이런 패턴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태나 2005~2006년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 발표 때도 똑같이 나타났다. 이는 ‘북한 변수’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부각시키기는 하지만, 경제에 지속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충격이 아닌 단기간의 심리적인 영향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김정일 사망은 심리적인 영향을 보다 많이 받는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지만, 그 뉴스 효과는 사실 오늘 정도로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사태가 유동적이어서 가끔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환율과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나쁠 땐 악재가 쉽게 증폭되는 법이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실물경제의 둔화로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태에서 북한 관련 후속 악재에 시장의 변동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한국에 갖고 있는 여러 프리미엄이 약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신용등급의 하락 요인마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북한 변수가 금융시장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북한과의 교역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물론 불안이 지속된다면 금융시장을 거쳐 실물경제로도 서서히 전이될 수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북한경제학)는 “김정일 사망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즉각적으로 주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불안정성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정일 이후 김정은 체제가 내부 권력투쟁 등으로 안착하지 못하거나 돌출 변수로 남북간 갈등마저 고조될 경우 상황은 자칫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

■ 좋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는 남북경협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정부의 5·24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북한의 대남 수출액은 지난해 월평균 4000만달러에서 올해 들어선 100만달러로 급감했다. 교역도 개성공단이 거의 90% 이상 차지할 정도다. 홍익표 전문연구원은 “북한은 변화를 최소화한 채 기존 상황을 최대한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당분간 남북경협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변화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쪽과의 교역 축소를 중국과의 교역 확대에서 충분히 메우고 있기 때문에 남쪽과의 교역 확대에 목맬 이유도 적다. 북한의 대외교역은 남쪽과의 교역이 크게 줄었는데도 지난해보다 20% 안팎 늘었다. 양문수 교수는 “큰 틀에서 봤을 때 남한 정부와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남북경협은 당분간 모색기를 거치면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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