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사진 속 산타) 대우조선해양 사장
“산업은행이 결정”…24일 ‘하루 산타’ 변신
“모든 건 순리대로 될 것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남상태(사진 속 산타)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연임’ 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본사 앞에서 직접 ‘산타’로 분장하고 청계천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풍선, 종이배 조립세트 등을 나눠주는 행사를 마친 뒤, 남 사장은 “우선 이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며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면 끝나는 것이고, (재연임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분 31.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올 1월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 “연임은 아마 시켜주지도 않겠지만 하라고 해도 안하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분위기다. 남 사장은 2009년 3월 연임에 성공해 6년째 대우조선 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당시 청와대에 연임 로비를 했다는 입길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의 거취는 대우조선 매각 일정과도 연결돼있다. 최근 대우조선 2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내년 초 산업은행과 상관없이 지분 19.1%를 단독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08년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목표치(11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실적(148억달러)을 거뒀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내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남 사장은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 쪽은) 내년까지 힘들어 해양플랜트 부문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엔 노·사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내년 수주 목표치 110억달러 가운데 70~80%는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수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투자액은 올해와 비슷한 5000억원가량으로 정했다.
남 사장은 5년째 ‘하루 산타’로 변신해 시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체 특유의 무겁고 육중한 느낌을 벗어나 친근한 기업 이미지로 다가서기 위해서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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