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레이서’ 100만대 판매 등 18분기 연속 흑자
신인도 상승·금융비용 감소…박병엽 “내실” 강조
신인도 상승·금융비용 감소…박병엽 “내실” 강조
팬택의 박병엽 부회장과 임직원들에게 30일은 ‘광복절’이다. 4년 8개월 동안 발목을 잡았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해방됐다.
채권단에게 진 빚 4500억원어치 채권을 모두 재융자(리파이낸싱)하거나 상환해냈다. 산업은행 등이 쥐고 있던 협약채권 2100억원은 채권단의 공동대출(신디케이트론) 등의 방식으로, 신협 등이 보유한 비협약채권 2300억여원은 매출채권 등 자산을 증권으로 전환한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해 갚거나 일부 만기를 연장하면서 해결했다. 죽을 고비를 죽을 각오로 수차례 넘긴 끝에 드디어 되살아났다.
팬택은 올 4분기까지 18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사실상 워크아웃 작업 내내 흑자를 낸 것이다. 올 상반기 내놓은 스마트폰 ‘베가 레이서’는 이동통신 3사 집계로 올 한 해 국내에서 100만대 가량 팔리며, 갤럭시에스(S)2와 아이폰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워크아웃의 족쇄가 풀렸으니 내년엔 더 가볍게 뛸 수 있게 됐다. 워크아웃 졸업 덕에 신인도가 높아져 이자 등 금리비용이 줄어들 테고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질 터다. 워크아웃 졸업 무산의 위기 속에 박 부회장이 ‘벼랑 끝 전술’도 마다 하지 않았던 이유일 것이다.
박 부회장은 2012년 경영기조로 ‘내실’을 꼽았다. 위기를 헤쳐왔지만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내실을 다져 다시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박 부회장은 ‘2012년 신년사’에서 “성장과 발전을 한 축으로 삼는 동시에 기초 체력 강화를 다른 축으로 삼아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내년 목표는 매출 4조원 돌파, 스마트폰 1300만대를 포함해 휴대전화 1700만~1800만대 판매다. 올해는 스마트폰 650만대를 팔아 3조1000억원 매출을 거뒀다. 팬택은 내년 초 미국시장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허니콤)를 탑재한 8인치 크기의 태블릿피시(PC)도 출시할 예정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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