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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송아지 요리가 소값파동 대책? “한가한 발상”

등록 2012-01-09 14:21수정 2012-01-09 14:55

정부, 요리 개발 지시
축산농 “1980년대 시도했다가 실패…정부 수매 등 긴급대책이 먼저”
정부가 소값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육우농가(젖소 수송아지를 고기용으로 사육하는 농가) 지원대책으로 송아지 고기를 개발해 먹자는 안을 내놓았다. 전문가들과 피해 농가들은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한가한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9일 “어려움에 처한 육우산업 대책으로 송아지 고기 요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육우농장에서 6개월 사육한 송아지를 농협에서 5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규용 장관도 최근 이가 없는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송아지 식품을 만들어 항공사 등에 공급할 수 있도록 연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실제로 농협은 설 직후 전국 7~8개 대도시에서 낙농조합 등과 함께 젖소 수송아지 고기로 만든 구이, 국, 햄, 소시지, 육포 등의 시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아지 고기는 유럽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최상급 요리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에 송아지 요리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했으나 시장성이 낮아 시판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충북 당진의 한 축산농은 “송아지 고기 요리는 아직 시장도 없고 소비자 기호도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장기 처방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무너지는 육우농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면피성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에서는 “육우농가들은 낙농업의 ‘부산물’인 젖소 수송아지를 사육하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어, 육우농가가 무너지면 낙농산업도 무너진다”면서 당장 젖소 수송아지를 정부에서 수매하는 등의 긴급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사육중인 육우는 13만 마리로 전체 한·육우 295만 마리의 4.4%이다. 육우농장에서 키우는 젖소 수송아지 가격은 지난해 4월 22만3천원에서 지난해 말 전국평균가격이 2만4천원으로 폭락하는 등 사실상 거래가 실종됐다.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육을 포기하는 육우농가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젖소농가에서 월 6600마리씩 태어나는 얼룩 수송아지들의 대부분 땅에 묻히는 참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대 선임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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