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10%대 상품 3월 출시
KB·우리금융도 ‘중금리’ 계획
자금조달 쉬워 기존업체 타격
KB·우리금융도 ‘중금리’ 계획
자금조달 쉬워 기존업체 타격
국내 금융권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 계열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출범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대출금리 인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3월 안으로 10%대 금리의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저축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부실화된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한 곳으로 지난 10일 문을 열었다.
이상기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개점식에서 “낮은 금리의 상품과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로 업계를 이끌고 싶은 꿈이 있다”며 “(대출금리)10% 내외의 상품부터 출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존 저축은행이 내놓은 20~30%대의 신용대출 상품과 시중은행의 10% 미만의 상품 틈새를 파고들어, 이른바 ‘중금리’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달 말에 문을 열 케이비(KB)금융지주의 케이비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과 지난해 3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도 10% 초중반대 금리의 대출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저축은행이 기존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에 편입돼 저렴한 금리에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서이다. 은행은 연 3.75% 금리의 금융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계열 관계에 있는 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3배 한도에서 은행의 자금을 빌려올 수 있다.
이런 금리인하가 곧바로 실질적인 고객 혜택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대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유지한 고객층에 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고객들에 얽힌 여·수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신규 출범 저축은행들의 안정화에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사정도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출범으로 기존 저축은행들은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금융지주사를 기반으로 한 저축은행들이 저금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쏠림’ 현상이 나터나, 문을 닫는 중소저축은행이 생겨날 수 있다.
반면, 긍정적인 기대도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안전성과 건전성이 담보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부실’ 이미지가 강한 저축은행 전반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경쟁을 통한 저축은행 금융시스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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