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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호르무즈 봉쇄때 ‘매머드급 오일쇼크’

등록 2012-01-13 20:27

이란 원유 수입감축 논란
전세계 석유 공급량 20% 올스톱…“수일내 가격 50% 급등”
한국 경제성장률, 일시적일때 0.7%p↓ 장기화땐 1.2%p↓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이란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공급의 ‘대동맥’으로 불린다. 과거 숱한 위협에도 해협이 실제 봉쇄된 적은 없었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그리고 2006년 자국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이유로 유엔(UN)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가하자,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란은 6년이 지나서 다시 해협 봉쇄 카드로 미국에 맞서고 있다.

정부나 관련 전문가들은 해협이 실제 봉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현실화할 경우엔 경제에 ‘매머드급’ 충격을 줄 수 있다. 이광우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충격파가 2차 오일쇼크(1978~1980년) 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5%, 물가상승률은 28.7%를 기록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 중단으로 비롯된 2차 오일쇼크 때 세계 석유의 공급이 9% 가까이 줄면서 국내 경제에도 커다란 충격을 줬다. 지금은 2차 오일쇼크 때보다 훨씬 많은,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따라서 2차 오일쇼크 때보다 2배 이상 충격파가 올 수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수일 내 기름값이 50%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두바이유가 배럴당 110달러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기름값이 165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한 정유사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홍해 쪽으로 우회하거나 육상 파이프를 돌려 원유를 가져와야 한다”며 “운송 비용도 문제지만 이 여파로 기름값이 얼마나 뛸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중동산은 약 87%로 예멘과 오만으로부터 수입하는 일부 물량을 뺀 8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적으로 봉쇄될 경우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당초 예상치보다 0.7%포인트 줄어든 3.3%, 해협 차단이 장기화할 경우엔 성장률이 1.2%포인트 줄어든 2.8%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협 봉쇄의 이전 단계인 이란산 원유의 수입 감축 및 중단에 따른 고통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 또는 제한하면 국제유가가 올해 117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의 이달석 에너지정책연구본부장은 “여러 나라들이 수입선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국제유가가 치솟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45%포인트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놓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을 포함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위기 단계에 따라 석유 제품 수출 제한, 차량 2부제, 석유 배급제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이근 최현준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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