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세자녀와 ‘CES’ 참관
위기 말하며 자신감 내비쳐
위기 말하며 자신감 내비쳐
“정신 안 차리면 금방 뒤지겠다는 느낌이 들어 더 긴장된다.” “일본은 힘이 좀 빠져버린 것 같고, 중국은 열심히 따라오고는 있지만 아직 한국을 쫓아오기엔 시간이 좀 걸리겠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승자의 여유’를 내보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부인 홍라희씨를 비롯해 3자녀 재용·부진·서현씨와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는 이 회장의 행동과 표정에선 ‘삼성이 최고’란 자신감이 물씬 풍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16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및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각각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최지성 부회장과 윤부근 가전담당 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들도 이번 시이에스에서 “뚜렷한 승자로의 자리매김”, “경쟁업체와의 초격차” 등 자신감을 담은 말들을 쏟아냈다.
앞서 지난 2일 신년인사회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예전보다 달라졌다”고 선언한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더’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텔레비전이라든지 갤럭시폰이라든지 (시장을 선도할만한 핵심 제품이) 몇몇개 있지만 이런 거에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며 “(삼성전자 사장들에게) 사업의 기본이라는 게 미래를 내다보고 기술 개발하고 깊이 들어가야 되는 거지만 이제 이 정도 가지고는 안되겠다. 더 깊이 창의력을 활용해서 미래를 내다보고 더 멀리 보고 더 기술을 완벽하게 가져가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과거 쫓아오는 중국과 앞서가는 일본의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샌드위치론’(2007년 전경련 모임)이나 2010년 시이에스에서 3차원 텔레비전용 안경을 두고 불호령을 내렸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 회장 자녀들이 이번 전시회에 여럿 등장한 것도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시이에스에서 이재용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이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고, 지금까지와 달리 삼성 쪽도 이 회장 자녀들에 대한 언론의 접근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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