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입찰’ 16년간 담합 13개사에 828억 과징금

농민들 연피해액 1천억 달해

16년 동안이나 농협중앙회 등이 실시하는 입찰에서 물량·가격 등을 짬짜미(담합)한 화학비료 제조업체 13곳이 적발됐다. 이들 업체의 짬짜미로 인해 농민들은 화학비료 구매비용을 매년 1000억원가량씩 더 부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에 대해 짬짜미를 금지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28억2300만원을 부과했다고 15일 밝혔다.

남해화학과 동부 등 비료 제조업체들은 1995~2010년 사이 농협중앙회와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의 화학비료 구매 입찰 때마다 사전에 물량을 배분하거나 입찰에 써낼 가격을 짜고 정했다. 남해화학이 28만t, 동부가 14만t 나눠 먹기로 약속하는 식이었다. 2011년 기준 전체 비료시장은 1조1536억원으로, 남해화학(42.5%), 동부(19.9%), 풍농(10.9%) 등 상위 7개 업체가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비료는 크게 일반 화학비료와 유기질비료로 나뉘며, 화학비료가 90% 가까이 된다.

공정위는 업체들의 입찰 짬짜미로 인해 농민들이 매년 1000억원 안팎의 피해를 봤을 것으로 추산했다. 농민들은 농협이나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를 통해 화학비료를 구매하게 되는데, 공정위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2010년 이후 화학비료 판매가격이 전년보다 21% 낮아졌고, 농민들의 화학비료 구매 부담액도 전년보다 1022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장기간에 걸쳐 견고하게 이뤄졌던 화학비료 시장에서의 담합 구조를 처음 적발해 와해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화학비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활성화돼 농민들의 비료 구매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체별 과징금 부과 액수는, 남해화학 502억원, 동부 170억원, 삼성정밀화학 48억원, 케이지케미칼 41억원, 풍농 36억원, 조비 18억원 등이다. 황예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