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전체 47조 투자·2만6천명 채용 ‘역대 최대’
각각 12%·4%↑…고졸 1천명 늘려 9천명 뽑기로
각각 12%·4%↑…고졸 1천명 늘려 9천명 뽑기로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도록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될 수 있으면 질 높은 사람을 더 많이 쓰고, 더 적극적으로 젊은 사람을 뽑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인사회와 1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고용 확대를 거듭 공언했다. 삼성그룹이 이를 반영해 올해 지난해보다 1000명(4%) 늘어난 2만6000명을 채용한다고 17일 밝혔다. 대졸·경력·전문대졸 직원은 지난해와 같은 9000명·5000명·3000명을 뽑고, 고졸은 1000명 늘린 9000명을 채용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사무직과 소프트웨어직을 대상으로 고졸 공채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올해 채용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국내 전체 신규 일자리수의 6.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삼성그룹은 “세계 경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업문제 해소와 국가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사상 최대 규모의 인원을 채용하기로 했다”며 “고졸 인력의 사회 진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그룹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0%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공언과 달리 “적극적으로 많이” 일자리 확대에 나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미 전년 대비 채용이 많아서 올해 채용 규모도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채용을 2500명 늘렸다.
일자리에 견줘 투자는 확연히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올해 삼성그룹은 지난해보다 5조원(12%) 증가한 47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설에 31조원, 연구개발(R&D)에 13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3조2000억원은 자본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비해 각각 11%, 13%, 10% 늘어났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공개한 자본투자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자본투자 계획으로 1조1000억원을 잡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갑절을 훨씬 넘긴 2조9000억원을 썼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제약사와 합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우고, 미국 심장 관련 의료기기업체를 인수했다. 또한 삼성엘이디(LED)를 흡수 합병했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올해도 자본투자가 계획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태양전지와 바이오헬스 등 5대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을 더욱 활발히 추진하리라는 것을 예고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최대 규모의 아이티(IT) 전문 벤처캐피털사인 레드포인트벤처스 대표를 만나 인수합병 대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투자 계획 가운데 절반 정도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에 투자될 예정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가 메모리 투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액정표시화면(LCD)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오엘이디 부문에 5조4000억원이 투자됐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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