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억 들여 충주에 공장 짓기로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맥주 제조 사업에 뛰어든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롯데주류)은 18일 충청북도 충주시와 맥주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충주시 주덕읍 화곡리와 이류면 영평리·본리 일원의 충주 신산업단지 안에 건축면적 9만9000㎡ 규모의 맥주공장을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롯데주류는 7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협약의 효력은 롯데주류가 주류 면허를 획득한 뒤부터 발효된다. 롯데주류는 “충주시가 지리적으로 요충지이고 충청북도와 충주시에서 여러 행정적 지원을 약속해 공장 설립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지난 2009년 1월 두산주류비지(BG)를 인수해 소주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고 맥주 제조 사업도 벌일 의지를 여러차례 표명해왔다. 같은해 4월에는 오비맥주를 인수하려다가 막판에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이 때문에 롯데주류가 오비맥주 인수에 여전히 관심이 많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맥주 제조 사업 첫 단추는 다른 기업 인수합병이 아닌 공장 설립이 됐다.
한국 맥주 시장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하이트진로가 54%, 오비맥주가 45%로 시장을 양분하는 체제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오비맥주가 점유율 50%로 49%인 하이트진로를 꺾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최근 오비맥주가 선전하고 있다. 맥주 시장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두 회사 체제가 워낙 공고해서 롯데주류의 초기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롯데주류는 이 때문에 새로 제조하는 맥주는 기존 맥주보다 맛과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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