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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 돌연 “담합 근절” 강조하는 까닭은
정치권 재벌개혁 논의에 위기감

등록 2012-01-25 20:46수정 2012-01-25 22:37

“담합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김상균 삼성그룹 준법경영실장(사장)) “담합은 명백한 해사행위다.”(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담합을 무관용 처벌하겠다.”(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25일 아침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의 열쇳말은 ‘짬짜미(담합) 근절’이다. 부회장 등 경영진이 ‘짬짜미의 뿌리를 뽑겠다’고 나섰다고, 회의에 참석한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이 기자들에게 거듭 강조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선 이례적으로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이 발언에 나섰다. “담합 행위 근절을 위해 컴플라이언스(준법) 프로그램을 본격 도입했지만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준법경영실 차원에서 2월 중순까지 담합 근절이 안 되는 근본 원인을 점검하고, 2월 말까지 종합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삼성테크윈 부정이 드러난 뒤 “삼성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며 여러 차례 ‘부정 척결’을 강조했고, 이후 준법경영실에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마련됐다.

김 실장에 이어 김순택 부회장이 나섰다. 김 부회장은 “사장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담합 행위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김 부회장은 짬짜미 행위가 적발된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도 대책에 대해 직접 물었다.

최지성 부회장은 “담합을 부정으로 간주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엘지(LG)전자의 자진 신고로 최근 1년여 사이 세차례나 짬짜미를 통해 텔레비전·세탁기·노트북컴퓨터 등의 가격을 인상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삼성전자 역시 공정위 조사 시작 뒤 자진 신고에 나서 과징금 50%를 감면받았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앞으로는 공정거래법을 더욱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대한생명 등과 함께 보험상품의 이자율을 담합하다 공정위에 적발돼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자진 신고로 과징금 70%를 감면받은 뒤 불복 소송을 진행중이다.

짬짜미 근절 지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회장한테 담합 사실이 보고됐고 격노한 것으로 안다”며 “회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역시 담합은 소탐대실이라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여야 정치권에서 재벌개혁 논의가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한 위기감이 ‘짬짜미 근절’을 들고 나오게 했다는 풀이도 나온다. 3세 승계를 눈앞에 둔 삼성그룹 쪽에서는 짬짜미에 따른 작은 이득에 견줘 들끓는 비난 여론이 더 큰 부담이라고 판단해 강력히 내부 단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또다른 삼성그룹 관계자는 “요즘 (재벌그룹에 비판적인) 사회 분위기를 보면 억울한 면도 있지만 실제로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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