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시멘트값 인상 철회를”… 중소업체 700곳 “22일부터 조업 중단”
중소 레미콘업체들이 31일 시멘트업계의 시멘트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레미콘 생산 중단을 결의해 4년만에 레미콘 중단 사태 재발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소속 중소 레미콘업체 700여곳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표자회의를 열어 “대기업들의 일방적인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며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2월22일부터 조업을 무기한 중단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레미콘 및 시멘트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쌍용양회 등 7개 대기업 계열 시멘트 회사들은 지난 1월1일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7500원에서 7만7500원으로 15%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시멘트업체들은 지난해 6월에 시멘트 가격을 t당 5만3000원에서 6만7500원으로 30% 인상한 바 있다. 레미콘업계는 그렇잖아도 가동률이 25~30% 수준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반년 사이에 가격을 45% 이상 인상하면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인상분은 2009년 시멘트 가격이 6만7000원대에서 경쟁 탓에 5만3000원까지 내려갔던 것을 원상복귀했던 것”이라며 “시멘트 회사들도 매년 적자가 수백억원에 이르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레미콘을 구매하는 건설업체들이 레미콘 구매단가를 인상해줘야 하지만, 건설업체들도 경영이 좋지않아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건설업계는 레미콘업계의 협상 요구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업체들의 생산중단 사태는 2008년 4월에도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레미콘업체들은 건설업체들에 12% 가격 인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3일간 조업을 중단했다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중재로 8%대 인상으로 협상을 타결지은 바 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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