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빵집 논란의 와중에도 재벌 기업들이 자영업이나 중소기업 업종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 효성그룹 계열사에 편입된 것을 비롯해 지난달 상호출자·채무보증 제한 기업집단 55곳에 속한 계열사가 전달보다 13개 늘어난 1642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4월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을 새로 지정한 뒤 다달이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사장은 지난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라는 의류유통업체를 설립해 효성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효성이 원사를 공급하는 미국 기능성 스포츠의류 브랜드인 ‘언더아머’를 수입해 파는 회사다. 기존의 스판덱스 생산에 이어 의류 유통에까지 손을 뻗친 것이다. 조 사장이 스포츠광인데다 언더아머 경영진과 친분이 있어 시작한 사업이다. 최근 재벌 2~3세들은 외국 브랜드의 빵, 수입 자동차, 명품 패션브랜드 등을 수입하는 회사를 설립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에스케이(SK)에너지는 고속도로 휴게업에 뛰어들었다. 경기도 화성에 화물차 운전자들이 쉴 수 있는 복합화물차 휴게시설을 개발해 운영할 자회사인 ‘하이웨이스타’를 설립했다. 주유소에서 휴게소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다. 현대백화점은 리바트를 인수해 대표적인 중소기업 분야인 가구제조업을 새 사업 영역에 포함시켰다. 엘에스(LS)그룹은 충북 청주의 흥업백화점을 인수해 지방상권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공정위는 재벌 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감시하기 위해 2007년 이후 연속 지정된 상호출자 제한 집단 35곳의 신규편입 계열사 지분구조, 자산규모, 진출업종 등을 분석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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