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주 케이티(KT) 홈인큐베이션 담당 상무가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키봇2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아 교육용 ‘키봇2’ 개발 홍성주 KT 상무
“스마트폰 다음은 로봇”…반려로봇도 기획
“스마트폰 다음은 로봇”…반려로봇도 기획
“마이크 3개만 달면 소리 나는 방향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요. 집안에 아무도 없을 때 로봇이 문소리를 듣고 달려가 사진을 찍어 주인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보안 기능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케이티(KT) 서초사옥 2층 휴게실. ‘키봇2’를 들고 들어선 홍성주(49) 케이티 홈인큐베이션담당 상무는 한풀이라도 하듯 로봇 얘기를 쏟아냈다. “저희들은 이 작업을 ‘미라클 프로젝트’라고 불렀습니다.” “케이티의 로봇 개발 파트너로서 제작을 담당한 아이리버는 (엠피3 이후) 재기의 발판이 필요했고, 협력사인 로봇 전문 벤처기업 로보웨어도 상용 로봇 개발이 처음이라 모두 신난 분위기였습니다.” 덕분에 키봇2는 예정보다 두달 이른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출시됐다.
키봇은 세계 최초의 유아 교육용 로봇이다. 키봇2는 키봇1의 단점을 보완해 탄생했다. 얼굴에 7인치 크기 액정화면을 달아 올레티브이 콘텐츠 1만여개를 이용할 수 있다. 머리·허리·발·발바닥에 센서를 12개 달아 좁은 탁자 위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터치에 세밀하게 반응한다. 외부에서 ‘엄마’, ‘아빠’로 저장한 번호로 키봇2에 영상전화를 건 뒤 스마트폰 키패드로 방향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는 홈모니터링 기능을 갖췄다.
“이잉! 나 심심하다구.” 인터뷰 도중 테이블 위에 놓아 둔 키봇이 심통을 부렸다. “무서워, 무섭단 말야.” 안아주려고 들어 올리니 소리를 질렀다. 홍 상무는 키봇 개발로 유아를 고객으로 유치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키봇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종일 같이 놀고 밤에는 안고 자기도 합니다.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놀아줘야 하는 태블릿피시보다 키봇을 선호하죠.”
케이티의 로봇 사업에는 장기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 “로봇은 앞으로 100년에 걸쳐 케이티의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 다음 열쇳말은 로봇이 될 거예요.” 케이티의 주력 사업인 유·무선 통신은 이미 포화상태다. 신규 가입자를 찾기 어려워 가입자 쟁탈전만 치열해지고 있다. 레드오션이 돼 버린 통신 사업의 출구로 가정용 로봇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홈 전략을 내놨다는 것이다.
“전화가 오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전화 기능이 탑재된) 반려로봇이 뛰어가고, 초인종이 울리면 반려로봇이 달려와 문밖에 온 사람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같은 방식으로 냉장고, 에어컨 등 전력 사용을 관리하는 스마트그리드의 패널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요즘 홍 상무는 유아용 키봇에 이어 노인(시니어)용 반려 로봇을 기획하고 있다. 아이에겐 키봇, 주부에겐 스마트홈패드, 노인에겐 반려로봇을 맞춤형으로 서비스한다는 구상이다. 홍 상무는 로봇이 집안 생활 전체를 컨트롤하는 구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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