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9개대, 재학생만 허용
정부가 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가 신입생들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대학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데다 카드를 받는 곳도 신입생 등록금만은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한겨레>가 올해 신용카드 회사들과 가맹계약을 맺은 전국 69곳의 대학을 확인해보니, 신입생이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는 대학은 충남대·공주교대·송곡대·청주교대 등 18곳에 불과했다. 전국 410여개 대학(전문대 포함)을 놓고 봤을 때 5%도 안 되는 수치다.
특히 서울에 있는 대학 가운데 신입생들이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낼 수 있는 학교는 특수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를 빼고는 단 한곳도 없었다.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69개 대학에는 서울대·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건국대·동국대·서울시립대·서울과기대·경북대·부산대·충북대·강원대 등 주요 대학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신입생을 뺀 재학생들에게만 카드 납부를 허용하고 있었다.
신입생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거절하는 대학들은 한결같이 환불이 번거롭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신입생이 등록을 포기할 경우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입생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는 대학의 한 직원은 “신입생이 등록 포기 신청을 한다면 카드 결제를 취소하면 그만”이라며 “환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뚜렷한 기준 없이 신입생 신용카드 납부를 거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환불보다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사무처리와 카드수수료 때문에 대학들이 신입생 카드 납부를 거절하는 것 같다”며 “신용카드로 등록금 결제가 가능한 줄 알고 있다가 당장 수백만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신입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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