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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금호산업 기사회생…채권단서 3900억 지원

등록 2012-02-16 22:31

3천억원 유상증자도 의결
박삼구 회장 2200억 내놔
상장폐지 위기서 회복 기회
상장 폐지 위험까지 내몰렸던 금호산업이 되살아나게 됐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16일 회의를 열어 채권단 출자전환 2700억원, 신규 자금지원 1200억원 등 모두 3900억원의 지원안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침도 정했다. 유상증자의 경우, 기존 주주 배정 방식이지만 실권주가 발생하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재 2200억원을 털어 참여할 계획이다. 2010년 11월 금호산업의 감자로 보유주식을 대부분 잃은 박 회장은 그동안 유상증자 참여를 모색해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어려움에 빠진 금호산업을 살리기 위해 기존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 출자전환 가격에 20% 할증된 가격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함에 따라 박 회장이 확보할 금호산업 지분은 14% 안팎으로 예측되며, 90%가량의 채권단 지분은 70%대로 낮아진다. 단일 최대 주주로 올라선 박 회장이 금호산업의 성공적인 경영 정상화를 전제로 ‘오너십’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금호산업도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유상증자로 2000%를 넘은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자본이 늘어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금호산업은 외부 주주 지분을 제외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자본금이 79.6% 잠식돼 한국거래소에서 주식 매매거래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금호산업이 회생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금호산업만 어느 정도 실적을 낸다면 워크아웃 졸업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의 계열 분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13.40%)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박삼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그룹(금호석유화학,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등)이 완전히 분리된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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