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반도' 포스터
지식경제위 소속 권성동 의원 입김에
‘만성적자’ 한전·발전사 6곳서 3억4000만원 지원
‘만성적자’ 한전·발전사 6곳서 3억4000만원 지원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발전 자회사 6곳이 종편 드라마 협찬비로 3억40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여당 의원이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공기업은 모두 3억4000만원을 <조선일보>의 종합편성 채널인 ‘티브이(TV)조선’이 방영하는 드라마 <한반도>(사진)에 협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1억원, 6개 발전사는 각각 4000만원씩을 분담했다. 이들 공기업은 지난해 12월 <한반도> 제작사인 ‘래몽래인’과 계약을 맺고 협찬금을 세 차례 나눠 내기로 했다. 발전사들은 이미 800만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 시청률이 불과 1% 안팎에 불과한 <한반도>는 지난 6일 방영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강원 강릉)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권 의원이 한전과 발전사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반도가 에너지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만큼 홍보에도 도움이 될테니, 지원을 한 번 검토해봐라’는 얘기를 했다”며 “우리들로선 이를 무시할 수 없어서 협찬을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달 26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제작 발표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전과 발전회사들을 국정감사하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이다.
권 의원의 지원 발언 이후 실제 <한반도> 제작사인 래이래몽은 지난해 7월 한전과 6개 발전사에 협찬을 요청해왔다. 이에 한전과 발전사의 실무자들이 한전에 모여 2차례 회의를 했다. 발전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총액 수준을 정해놓고, 각 발전사들이 4000만원씩 갹출하는 식으로 협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협찬을) 안 하면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냐 라는 생각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권 의원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앞서 그는 <내일신문>에 “드라마가 에너지를 소재로 하고 있어, 발전회사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한번 검토해보라는 수준으로 이야기한 것이지, 액수를 정해주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발전사들은 래이래몽과 계약을 맺을 당시 드라마가 <티브이조선>에서 방영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제작사가 애초 계약을 추진한 <에스비에스>(SBS)는 상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방영을 포기했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시청률이 0%대 밖에 안되는 종편에 협찬한 꼴이 돼서 우습게 됐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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