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배럴당 117.45달러
소비자물가 상승률 3.4%
에너지 수입 금액도 늘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3.4%
에너지 수입 금액도 늘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무역수지와 물가 흐름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 국제 기름값이 정부 전망치보다 10% 이상 웃돌면서 에너지 수입액이 늘고 석유제품을 비롯해 일반 물가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경제를 압박해가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petronet.co.kr)을 보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7.45달러(17일 기준)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기름값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이날 유럽연합(EU)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추진에 맞서 선제적으로 영국과 프랑스에 기름을 팔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갈등을 고조시켰다.
이란발 기름값 상승은 곧바로 우리나라 무역수지에 영향을 끼친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기름 등 연료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6.5%나 적었지만 수입금액은 되레 13억달러 증가한 155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의 경우 절반가량이 다시 수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가 지난달 20억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의 큰 원인이었던 셈이다. 기름값이 1월 평균 109.52달러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7%나 상승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월 들어서 국제 기름값은 월평균 113.73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달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이번달에도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수출은 크게 늘지 않는 반면에 고유가로 인한 수입액은 늘어나면서, 무역흑자는 10억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기름값이 지난해 말 정부의 연평균 전망치(100달러)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 지속되면서 연간 250억달러(월평균 21억달러)의 무역흑자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5244억달러)에서 원유의 비중은 19.2%에 이른다.
이광우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초 올해 기름값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계속되는 공급 불안으로 상반기에 기름값이 높아지면서 연간 전망치보다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덩달아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치 경신을 불과 ℓ당 5.5원 앞두고 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가격은 45일째 상승행진을 이어가면서 20일 오후 ℓ당 1987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34원이나 오른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휘발유값 뿐만 아니라 전체 소비자물가가 약 0.3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높은 기름값 때문에 정부의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인 3.2% 달성도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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