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멈춰선 레미콘 공장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분쟁으로 전국 레미콘 공장들이 조업을 중단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레미콘업체 공장 안에 차들이 서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시멘트·건설업계와 가격분쟁
“공급 2~3일 끊기면 공사차질”

전국 레미콘 공장들이 22일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 분쟁으로 대부분 조업을 중단했다. 레미콘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소 레미콘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 예고대로 750여개 소속사들이 일제히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합회의 강문혁 이사는 “회원사들이 모두 오늘부터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며 “시멘트 가격을 조정해주거나 건설업체들이 레미콘 가격을 올려주거나 둘 중 하나라도 관철되지 않으면 조업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 삼표 등 대형 레미콘 업체들도 중소업체들이 차량을 동원해 레미콘 출하를 막을 조짐을 보이자 조업을 중단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업체가 올해 초 시멘트 가격을 t당 6만75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인상한 것을 철회하거나 인상폭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조업중단을 예고한 바 있다. 시멘트는 레미콘 생산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철회하지 않으면 레미콘 생산원가가 올라가는 만큼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을 인상해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먼저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협상을 통해 낮춰줘야 레미콘 가격을 일부 올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31개 대형 건설사 자재담당 모임인 건설자재직협의회 이정훈 회장은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이 정해진 뒤 레미콘 가격이 조정되는 게 순서”라며 “건설업계가 먼저 레미콘 가격을 올려줘야 한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미콘의 최대 수요자인 건설업체들은 조업중단에 대비해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작업을 앞당겨 마쳤거나 최대한 뒤로 미루고 다른 작업을 우선 진행해 이날 공사 차질을 빚지 않았다. 그러나 조업 중단이 길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미콘은 바로 가져다 써야 하는 자재라서 공사 현장이 많은 대형·중견 건설사의 경우 레미콘 공급이 2~3일 이상 끊어지면 공사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 최종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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