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유출입 규제’ 은행세 첫 수납

호주뉴질랜드은행 76만달러
작년치 2억1천만달러 추정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4일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 도입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ANZ)이 최초로 75만9000달러의 부담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산 규모 4위 수준인 민간은행이다.

이른바 ‘은행세’로도 불리는 건전성부담금이란 정부가 지난해 8월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비과세 폐지 등과 함께 도입한 3대 조치 가운데 하나다. 은행의 외화 차입금 가운데 비예금성 외화부채(전체 외화부채에서 외화예수금 뺌)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재정부는 “이번에 수납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을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2011년도분 부담금에 대한 수납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외국환은행의 부담금 납부 규모는 연간 총 2억1000만달러(약 2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납부 대상 기관은 국내은행 18곳, 외국은행 지점 38곳 등 총 57곳이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추정한 외국환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는 약 1685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여기에 위험(리스크) 유발 가능성의 차이를 고려해 2~20bp(1bp=0.01%)의 요율이 부과된다. 계약만기가 길수록 요율이 낮은 게 특징이다.

건전성부담금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경제 체질이 튼튼한데도 불구하고 외화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위기가 초래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마련한 조처다. 주로 외은 지점은 원화보다 금리가 낮은 달러와 엔화를 대거 빌려와 금리차를 이용한 다양한 영업활동을 하는데, 대외 충격이 발생하면 이런 자금들이 한꺼번에 본국으로 회귀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류이근 기자 [e-mail]

<한겨레 인기기사>

■ 김태호 PD “파업 동참 이유는 가슴이 울어서…”
■ 새누리당도 ‘쇄신’ 부족하지만, 민주당은 더 못한다
■ “음식 안내온다 총 겨눌때 식은땀”
■ 나경원, 고소는 하지 말았어야
■ ‘한국 아이들 부러워할’ 호주의 선진교육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