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중 경방그룹 명예회장
국내 최초 방직회사를 대표 섬유수출기업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면방직 기업인 경방그룹의 김각중 명예회장이 17일 낮 1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
고인은 국내 대표 섬유기업인 경방을 오늘날의 중견그룹 위치로 자리매김한 대표적인 2세 경영자다.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이 돋보였던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제 26, 27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으로 재계를 대표하기도 했다. 96년 작고한 선친 고 김용완 경방 회장과 더불어 부자가 전경련 회장을 지낸 첫 사례였다.
김 명예회장은 25년 1남4녀 가운데 맏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막내 여동생인 김점효(작고)씨로,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과는 고종사촌간이다. 44년 연희전문학교 이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학에서 이론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65부터 6년간 고려대 화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69년부터 경방 경영에 참여해 75년 회장에 취임했다.
김 명예회장은 19년 경성방직주식회사로 시작한 사명을 70년 주식회사 경방으로 바꾸고, 대표적 섬유 수출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상식과 양식에 따른 경영’을 경영이념으로 삼았다. 상식을 무시하지 않고 양식에 따라 판단한다면 경영 실패는 없다는 것이다. 72년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이유로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용인공장을 신설해 성공했다. 불황기인 81년에는 사장으로 ‘자진 강등’하며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90년대 사업다각화에 나서 경방필백화점을 시작했고, 2009년에는 영등포 옛 경성방직 자리에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개점했다.
2007년 33년만에 경영 현장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장학재단인 경방육영회를 운영하면서 2010년까지 모두 6500명의 학생들에게 43억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원했다.
유족은 부인 차현영씨와 아들 준(경방 대표이사 사장)·담(경방 타임스퀘어 대표이사 부사장), 딸 지영씨 등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며, 발인은 22일 오전 7시다. 영결식은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02)2638-6000.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아빠의 30대 여친에게 20대 딸이 보내는 편지
■ “전 법무비서관도 최종석 증거인멸 지시 진술말라고 해”
■ 도요토미 히데요시 “나는 태양의 아들…조선의 국왕이여 알현하라”
■ 세종시 민주당 주자 이해찬? 한명숙?
■ 정치인들, ‘머리 나쁜’ 새 만큼만 따라 해라
■ 아빠의 30대 여친에게 20대 딸이 보내는 편지
■ “전 법무비서관도 최종석 증거인멸 지시 진술말라고 해”
■ 도요토미 히데요시 “나는 태양의 아들…조선의 국왕이여 알현하라”
■ 세종시 민주당 주자 이해찬? 한명숙?
■ 정치인들, ‘머리 나쁜’ 새 만큼만 따라 해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