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와인저장 냉장고 등
현지 특화제품 재미 쏠쏠
“올 매출 2조원 돌파 목표”
월마트 등 잇단 공급계약
미주지역 본격 공략 나서
현지 특화제품 재미 쏠쏠
“올 매출 2조원 돌파 목표”
월마트 등 잇단 공급계약
미주지역 본격 공략 나서
남아메리카의 멕시코는 태양의 나라다. 뜨거운 햇살 덕에 빨래는 금세 마른다. 멕시코 사람들은 옛날부터 빨래를 하고 그냥 털어말렸다. 그러니 탈수기라는 개념 자체가 멕시코에선 무의미하다. 이 점을 노린 대우일렉은 탈수기능 없는 ‘워시 온리’ 세탁기로 멕시코 시장을 석권했다. 멕시코 사람들이 사용하는 세탁기 10대 가운데 6~7대(65%)가 대우일렉 제품이다.
대우일렉이 세계 무대에서 실속형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다. 페루에선 전통의 ‘나스카’ 문양을 적용한 세탁기가 지난해말 출시돼 세탁기 ‘톱3’에 올랐다. 올 상반기에는 세탁기에 이어 냉장고·전자레인지도 나스카 문양이 활용된다. 이밖에 아프리카 알제리에선 검은색 드럼세탁기를 내놔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고, 와인으로 유명한 칠레에선 와인 저장 기능을 가진 양문형 냉장고로 양문 냉장고 시장을 석권했다. 베트남에선 쥐 침입 방지 세탁기, 북미 시장에선 피자 전자레인지, 중동지역에선 자물쇠 달린 냉장고, 일본시장에선 바람탈수 세탁기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일렉은 현지 맞춤형 특화를 주무기로 전략적으로 글로벌 신흥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필리핀·쿠바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올 초에는 인도네시아 지사와 콜롬비아 지점을 새로 세웠다. 현지 거점을 마련해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최근 매출액이 꾸준히 오르며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액 2조원 돌파가 대우일렉의 목표다.
대우일렉이 이번엔 신흥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시장에도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우일렉은 2009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영상사업부 등을 매각하며 유통망을 잃어버린 탓에 미국시장을 거의 포기했었다. 그랬다가 지난해부터 시장을 재정비한 데 이어 올해 본격 공략에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우일렉은 월마트 제품 공급, 미국 최대 가전 바이어그룹인 엔에이티엠(NATM)을 통한 유통망 확대, 카리브 연안 시장 공략 등 유통채널 다변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월마트와는 전자레인지 25만대 공급 계약을 맺었고, 추가로 100만대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내 11개 지역유통업체로 구성된 엔에이티엠과는 지난달 말 미주지역 신제품 런칭을 위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아울러 자유무역지대를 통해 도미니카·자메이카·아이티·트리니다드 등 카리브해 연안 국가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한 대우일렉 미국법인장은 “기존 판매체제에 더해 직접 현지 유통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며 더 효과적인 영업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위축됐던 미주 수출을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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