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인테리어 재시공
매장 확대 강요한 혐의
외식업계 조사 확대 주목
매장 확대 강요한 혐의
외식업계 조사 확대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불공정행위 대해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20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파리크라상의 서울사무소(역삼동)에 조사관을 파견해 가맹점 대상 불공정행위와 관련한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19일엔 경기 성남에 있는 파리크라상 본사와 서울사무소에 조사관 20여명을 파견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본사가 5년마다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 재시공 및 매장 확대 등 투자를 강요하고 있다는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크라상은 식품전문그룹인 에스피시(SPC)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카페, 파스쿠치 등 11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시장의 65%(매출액 기준)을 차지하고 있고, 현재 해당 브랜드 점포는 전국적으로 3000여곳에 이른다.
파리크라상은 가맹점주들과 33∼39㎡(10∼13평)의 소형 매장을 계약한 뒤 5년이 지나 재계약할 때 규모 확장 및 인테리어 재시공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들은 인접 매장을 흡수하거나 더 큰 건물로 이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임대료와 권리금 등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또 카페형 인테리어 등 본사가 요구하는 인테리어 재시공 비용도 가맹점주가 모두 부담하고 있다.
<월간 베이커리>의 김기설 편집장은 “이렇게 추가 임대료와 인테리어 재시공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수억원에 이른다”며 “본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되기 때문에 가맹점주의 처지에서는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어 특별한 기술 없이도 가능하다. 이에 퇴직자들의 창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본사 쪽의 과도한 요구와 횡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지난 2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이후 손쉽게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인테리어 강요 등 불공정 관행을 없애는 데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크라상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을 점검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사실상의 과점기업”이라며 “파리크라상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거래관행이 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피시 그룹은 이미 자체적인 개선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그룹 관계자는 “점포 재시공 기준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본사가 원해 매장을 이전·확장할 경우엔 비용의 40% 한도 안에서 비용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또 기존 상권 내 신규 출점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박현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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