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반성장위 위원장 사퇴
“정부, 시대적 소임 회피”
당분간 ‘민생탐방’ 행보
대선출마 발걸음 분석도
“정부, 시대적 소임 회피”
당분간 ‘민생탐방’ 행보
대선출마 발걸음 분석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그동안 정부 쪽에 걸쳤던 발을 빼 정치 쪽으로 한걸음 내디뎠다. 그가 29일 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정부와 대기업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은 ‘정치 홀로서기’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목표 지점은 연말 대선이며, 당분간은 민생 현장을 돌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이날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14차 동반위 정기회의 뒤 연 사퇴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은 시늉만 하고 관료들은 5, 6년의 시행 끝에 성과가 없다고 판명된 성과공유제만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며 “동반성장을 왜곡하는 이런 현실에서는 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벌만을 위한 대변자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필요에 따라서는 발전적 해체의 수순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시대적 소임을 회피한 정부가 성공한 예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동반위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해 이익공유제(협력이익배분제)를 공개 비판했을 때 대통령이 이를 제어하지 않은 점에 매우 실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위원장의 행보는 민생 탐방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사퇴의 변에서 “이제 국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강자와 약자,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수도권과 각 지역, 나아가 남과 북이 동반성장하는 세상을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자 한다”며 “우리 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필요하다면, 그것이 무슨 역할이고, 어떤 방식이든 주어지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을 뿐 부인하지 않았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대선에 나서겠다는 뜻이 강하다”며 “여부는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1당이 안 되는 등 크게 패배하면 정 위원장이 움직일 공간도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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