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제안서 내…성사 땐 D램시장 1위 삼성과 격차 10% 이내로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일본 엘피다 인수에 나섰다.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하면 디램 시장점유율이 35%로 높아져, 디램 1위 업체인 삼성전자(44%)와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엘피다는 디램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해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엘피다 매각을 주관하는 노무라에 입찰제안서를 냈다고 30일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도시바도 이날 입찰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엘피다는 모바일 디램과 티에스브이(TSV) 패키징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며 “빠르게 커지고 있는 모바일 디램 시장을 겨냥해 인수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가용 현금이 7조원가량 돼, 올해 투자분 4조원을 빼고도 충분히 인수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업체가 엘피다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디램 업계 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하이닉스가 인수하면, 디램 업계가 ‘1강(삼성전자) 2중(하이닉스·마이크론) 3약(엘피다·난야·파워칩)’에서 ‘2강 1중 2약’ 구도로 재편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디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이고 하이닉스가 23% 정도”라며 “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12%를 가진 엘피다를 인수하면,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론이 가져가면 하이닉스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갖게 되고, 디램 사업을 하지 않는 도시바가 차지하면 지금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
업계에선 하이닉스가 경쟁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엘피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엘피다 몸값을 높여 인수전에 나선 경쟁업체들의 부담을 키우는 전략일 수도 있다”며 “실사 과정에서 가격이 높다거나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를 달아 발을 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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