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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총수 일가 권한 키우고 책임 줄였다

등록 2012-04-01 21:30

올 주총시즌 마무리
대한항공·농심 등 이사에
재벌2·3세·일가 대거 선임
현대차·CJ 등 상장사 43%
정관 바꿔 이사 책임 ‘면죄부’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주주총회에서 주요 대기업들이 이사회의 책임은 줄이고 권한은 강화하는 쪽으로 정관을 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들의 권리는 제한되는 반면, 이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총수 일가들의 입김은 더욱 세지게 됐다.

1일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 통과 안건을 보면,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 씨제이(CJ), 농심 등 주요 대기업들이 정관에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제한’ 조항을 신설해 주총에서 통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 15일부터 시행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최근 1년간 보수액의 6배(사외이사는 3배)를 넘을 경우, 정관에 의해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관에 반영될 경우에만 책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적극 개정에 나선 것이다.

이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회계부정이나 배임으로 회사에 천문학적 피해를 끼치더라도 배상 책임을 줄이는 것으로, 자칫 ‘면죄부’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조사 결과, 전체 상장사의 43%가 이사 책임을 줄이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과 효성 등은 배당금 결정을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로 위임하는 내용의 ‘재무제표 등의 승인 결의주체 변경’조항을 정관에 포함했다. 이익 분배의 결정권이 기업의 ‘주인’인 주주에서 ‘대리인’인 이사회로 넘어간 셈이다. 재벌 총수 일가가 이사회를 압도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자칫 오너의 독단적 경영행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 주총에서는 재벌 2세·3세나 부적격 이사들이 대거 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제인 조현아·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가 새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사내이사는 조 회장과 그의 매제 이태희 고문을 더해 6명 중 4명이 총수 일가로 채워졌다. 농심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아예 사내이사 4명을 모두 신춘호 회장 등 가족들로 채웠다. 효성과 두산 역시 사내이사 절반 이상을 총수 일가가 차지하고 있다.

원종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최근 보고서에서“이사진의 권한 강화가 자칫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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