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200여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객실을 점거했던 ‘주식회사 엔텍 중소기업 피해배상 촉구 채권단’ 10명이 7일 오전 9시45분께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지난 3일부터 닷새동안 ‘삼성전자가 냉장고 부품을 납품하라고 해 2000년 광주에 공장까지 세웠지만 1년만에 거래를 끊어 회사가 부도났다’며 배상을 요구했다. 객실 밖에서 삼성전자 쪽과 대화를 벌여온 여태순(51) 엔텍 전 사장은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총괄부사장과 두 차례 만나 엔텍 문제를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 부사장은 협상을 한 것이 아니라 불법점거를 풀라고 한 것 뿐이다”며 “삼성전자는 엔텍에 대한 채무가 없다는 내용의 민사소송과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소송 등을 진행 중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7일 객실에 끝까지 남아있던 전아무개(52·여)씨 등 10명을 업무방해·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사한 뒤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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