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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건희 “한푼도 못 줘…대법원 아니라 헌재까지라도 갈것”

등록 2012-04-17 20:02수정 2012-04-17 23:16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맹희 전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이건희 회장(왼쪽)과 이맹희 전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삼성가 유산소송 장기화 예고
이건희 “삼성 크니까 욕심내
섭섭하지 않지만 상대안돼”
CJ “연락이나 사과 없이
수준이하 폄하발언 불쾌”
이건희 삼성 회장이 유산소송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소송을 건 지 두달 만에 나온 첫 발언이다. 씨제이(CJ)그룹 쪽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전 회장의) 소송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화해를 통한 소송 취하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고소를 하면 고소를 하고 대법원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끝까지 화해 없이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내 지금 생각 같아서는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며 “(이병철) 선대 회장 때 벌써 다 분재(재산 분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각자 다 (분배받은) 돈을 갖고 있고 씨제이도 갖고 있고 뭐도 갖고 있다”며 “그런데 삼성이 크다 보니까 욕심이 좀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형제들이 소송을 건 데 대해) 그렇게 섭섭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수준 이하다. 상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송중에 적절한 타협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많았는데 타협이 없을 거라는 뜻”이라며 “물려받은 재산은 이 회장 개인 재산이 아니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므로 나눠줄 수 없다는 뜻으로 한푼도 못 준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지금까지 방어적 태도에서 적극적인 공세로 돌아설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 회장과 삼성그룹은 유산소송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그룹의 관계자들도 ‘삼성가의 상속은 이병철 회장 사망 때 모두 정리가 끝났다’는 입장을 지키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16일 이 회장의 변호인단 선임을 시작으로 삼성 쪽 대응에 변화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미국 하와이에 머무는 큰누나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을 만나고 온 직후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은 미국 하와이에 다녀온 뒤로 근 한달간 심기가 불편해 출근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발언은 한달간의 숙고를 거쳐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강경대응의 배경에는 소송 결과에 따라 삼성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소송 대상이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주식이어서 이 회장이 패소할 경우 후계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맹희 전 회장 등의 의지를 확인한 뒤 삼성 쪽 태도가 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에 체류중인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추측이 떠돌자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대리인인 화우의 한 변호사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이맹희 전 회장의 기자회견을 말렸다”고 말했다.

씨제이그룹 쪽은 격앙된 분위기다. 공식적으론 “이재현 회장 아버지의 소송이어서 어디까지나 개인간의 문제일 뿐 그룹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제이그룹 고위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한 형제들을) 돈만 밝히는 수준 이하의 사람으로 폄하하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감정이 있다”며 “씨제이그룹 최고위 임원이 이맹희 전 회장을 만나서 원만히 (소송을) 해결하도록 중국에 두번이나 갔지만 언제까지 중립적일 수 있냐는 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씨제이 쪽은 삼성의 이재현 회장 미행 의혹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또다른 씨제이 고위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미행 건에 대해 매우 불쾌해했다”며 “미행 건에 대해 삼성에서는 어떤 연락도 없었고 사과도 없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이 직접 씨제이를 거론하고 수준이 안 된다 어쩐다 한 것에 대해 불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소송전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양쪽 당사자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데다 증거 절차를 복잡하게 늘리고 쟁점을 넓히면 재판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대법원까지 갈 경우 적어도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첫 변론기일은 6월 초에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철 조기원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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