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협상명령…최지성-팀 쿡 나설듯
7월 본격심리 앞두고 90일 기한 합의유도
반독점 문제 부각도 소송전 마무리 압박
7월 본격심리 앞두고 90일 기한 합의유도
반독점 문제 부각도 소송전 마무리 압박
삼성전자와 애플이 세계 각지에서 광고·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1년 가까지 이어온 특허 소송전이 합의를 통해 끝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8일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연방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에 합의를 위한 협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양쪽 모두 “‘협상에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 협상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외분쟁해결기구(ADR)에서 협상을 벌이겠다고 요청하고, 재판부가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협상 기한은 90일로 정해졌다.
협상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고, 법원의 연방판사가 배석하게 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직접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이번 협상에 두 회사의 최고경영책임자와 최고법률책임자들까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 쪽은 “통상적 법원 절차”라며 별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소송과 관련해 진척된 사항도 없고 영향을 줄만한 변화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원의 합의 유도는 일반적 절차다. 오는 7월 말 본격 심리에 앞서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최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끝까지 죽기 살기까지야 가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강경론 일변도에서 다소 입장이 바뀐 것이다.
팀 쿡 최고경영책임자 역시 스티브 잡스가 안드로이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적개심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등이 최근 보도할 만큼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에는 애플이 삼성전자에 로열티 지급을 전제로 합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애플은 4개 대륙 30여 나라에서 진행중인 특허소송전으로 광고·홍보효과를 누릴 만큼 누렸다.
지난해 4월 소송전이 시작된 이래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양강 체제가 이뤄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0년 4분기 처음으로 10%대로 올라선 뒤, 소송전이 시작된 지난해 2분기 이후 급등했다. 애플은 2010년 13~17%대를 유지하다 소송이 시작되면서 18%대까지 올라섰다. 소송이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선 반독점 이슈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국내 한 업체 관계자는 “두 회사의 의도적인 양강구도가 스마트폰 업계의 공정경쟁을 침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1분기 30.3%에서 소송이 시작된 2분기 36.7%를 거쳐 4분기에는 46.8%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에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 등의 점유률은 추락했다.
두 업체로선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기 전에 소송전을 멈춰야 할 이유도 커졌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양사는 반독점 소송을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가처분 소송을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혹은 의도와 목표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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