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변동금리, 인플레 취약”…S&P ‘부채 리스크’ 지적
ADB 등 국제금융기구들도 ‘한국경제 위험요인’으로 꼽아
ADB 등 국제금융기구들도 ‘한국경제 위험요인’으로 꼽아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바쁜 시간을 쪼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국가신용등급 총괄자 존 체임버스와 커트 몰턴을 만났다. 에스앤피는 2005년 7월 이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A)과 등급전망(안정적)을 올리지 않고 있다. 박 장관은 이들에게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필요성”을 열심히 설명했다. 에스앤피 쪽은 북한 변수, 지방정부의 재정건전성과 함께 특별히 공기업 부채에 대한 우려와 관심을 표명했다.
무디스와 피치 등 국외 신평사들이 최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 등을 상향조정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외부의 호의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에스앤피처럼 잠재적 위험 요인에 주목하는 시각 또한 적지 않다. 무디스와 피치 또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가계와 공기업 부채 등 경제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에 대해선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조차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는 최근 각각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국내총생산 대비 30%대의 낮은 국가부채와 3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등이 큰 이유였다. 그러면서도 둘 다 가계부채를 우려했다. 무디스는 “가계부채의 증가가 억제되지 않는다면 은행자산의 부실과 개인의 소비지출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의 가계부채 대부분이 변동금리여서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변동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11년 912조원으로, 지난 6년 사이 75%나 급증했다.
피치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2010년 말 가처분소득 대비 132%로 세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피치는 “‘탄탄한 노동시장’(양호한 고용상황)과 저금리가 부채를 지탱해주고 있지만, 한국의 대외의존적 경제로 가계의 재무상태도 세계경제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개발은행도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3%에서 3.4%로 크게 낮추면서 “높은 수준의 점증하는 가계부채”를 대내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 은행은 “지난해 가계의 금융과 부동산 자산이 7.1% 상승한 반면 부채는 9%가량 증가했다”며 “가계부채와 관련해 특히 제2금융권과 저소득층 관련 대출의 증가에 대한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소비 부진을 한국 경제의 성장 저해 요인으로 언급했다. 소비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가계의 소득보다 부채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탓이다.
에스앤피처럼 무디스도 2007년 이후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부문의 급증하는 부채를 크게 우려했다. 공기업 부채(한국은행 기준)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7년 이후 4년 동안 60% 증가한 543조원(2011년 말)을 기록했다. 무디스는 “공공부문의 부채가 중앙정부의 재정에 아직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있지만, 2007년 이후 부채의 증가는 우려하는 리스크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검찰 “나오면 나오는대로” MB 대선자금 수사 예고?
■ 승무원 배꼽보여’ 트윗에 조현민상무 ‘명의회손’
■ 초등동창 정몽준·박근혜, 옛날엔 테니스도 쳤는데…
■ “박근혜, 경선룰 고치려다 2002년 탈당했으면서…”
■ 강남 여의사 집에 현금 24억 쌓아놓고 탈세
■ 검찰 “나오면 나오는대로” MB 대선자금 수사 예고?
■ 승무원 배꼽보여’ 트윗에 조현민상무 ‘명의회손’
■ 초등동창 정몽준·박근혜, 옛날엔 테니스도 쳤는데…
■ “박근혜, 경선룰 고치려다 2002년 탈당했으면서…”
■ 강남 여의사 집에 현금 24억 쌓아놓고 탈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