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냈다. 예상을 뛰어넘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 때문에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가 다소 긴장하는 모습이다.
애플은 24일(현지시각) 올해 1~3월(회계연도 2분기) 아이폰을 3510만대 팔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아이폰 판매량이 88% 늘었다. 매출액은 392억달러, 순이익은 116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8.9%, 94% 증가했다.
애플 실적 가운데 아이폰 판매량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3100만~3300만대 수준의 전망치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에이시아이(ACI)리서치는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3200만~3300만대, 미국 투자기관 캐너코드 지뉴이티는 3260만대로 전망한 바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다섯배나 증가한 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중국에서는 엄청난 인구가 고소득층과 중산층으로 성장하는 중이어서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패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갑절에 가까운 1180만대 팔렸고, 맥 컴퓨터 판매는 400만대로 7% 증가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판매가 다소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다”며 “미국 내 판매량은 하락했지만, 중국 등 20여개국에서 아이폰4에스(S)를 출시한 게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5일 애플의 실적에 대해 “엄청나다. 우린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000만대 가까이 애플을 앞지르며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가운데, 애플이 깜짝 실적을 낸 데 대한 반응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4100만대가량 판매하며 지난해 4분기에 내준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팀 쿡 최고경영자는 실적발표회에서 “나는 싸움(battle)보다 화해(settle)를 더 바란다”고 말해, 삼성전자와 벌이는 특허소송전에 대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신종균 사장은 “아직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팀 쿡의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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