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입금지 안한 한국에 감사”…우리가 봉인가?

팀 빌섹 농무부 장관 광우병 관련 워싱턴서 기자회견
누리꾼들 ‘굴욕적’ 반응…“우리 국민을 두 번 죽이는군”

　미국 정부가 캘리포니아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미국 쇠고기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국 등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팀 빌섹 미국 농무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최대수입 국가들인) 멕시코, 캐나다, 일본, 한국 등이 현 시점에서 수입중단 조처를 취할 이유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빌섹 장관은 이날 미국의 20개 주요 무역상대국에 미국산 쇠고기와 유가공 제품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서한도 보냈다. 빌섹 장관은 “미 검역 시스템이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관련 식품은 안전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길 바란다”며 “문제의 젖소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한 것도 이런 검역 시스템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농무부 당국자는 또 이날 “이번 광우병 발견이 (미국산 쇠고기) 무역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며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무역상대국과 투명한 방식으로 공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문제의 젖소는 월령 30개월 이상이며, 미국은 한국에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광우병이 발병해도 미국 쇠고기 수입 중단 대신 검역강화 조처만 취해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감사의 뜻을 밝히자 누리꾼들은 굴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명 트위터 이용자인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국민에게 칭찬받는 것보다 미국의 칭찬을 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 MB”라고 꼬집었다.

　트위터 이용자 @leehele***은 “우리 국민을 두번 죽이는군”이라고 말했고, @sy***은 “‘뼛속까지 친미’ 드디어 미국 본토에서도 인증”이라고 썼다.

　@sugichiin0***는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변인인가? 미국을 두둔하고 나선다. 광우병이 발생했는데도 위험하다고 보지 않는 것인가”라며 “이명박, 김종훈, 정운천 밥상에 미국산 쇠고기를 올려라”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선 ‘2008년 때처럼 촛불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 유명 트위터 이용자인 정광현(@hangulo)씨는 “촛불이 없었다면 아무리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어도 ‘그 지역 쇠고기만 수입중단’ 이러고 말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도 그럴 것 같아.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면, 이번엔 대통령 하야는 기본옵션”이라고 말했다.

　박종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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