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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탁기 매달까요?” 2년반만에 ‘세상 밖으로’

등록 2012-04-29 22:37수정 2012-04-29 23:15

젊은 여성들이 전자제품 매장에서 대우일렉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살펴보고 있다. 대우일렉은 ‘미니’가 새로운 세탁기 시장을 개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우일렉 제공
젊은 여성들이 전자제품 매장에서 대우일렉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를 살펴보고 있다. 대우일렉은 ‘미니’가 새로운 세탁기 시장을 개척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우일렉 제공
대우일렉 벽걸이세탁기 탄생기
덩치 커져도 소비자 불만…“싱글족엔 되레 불편해”
벽면 진동 줄이려 초소형 모터·4중 방진패드 개발
세탁기가 날로 우람해지고 있다. 덩치가 커지고 힘도 세진다. 하지만 주부들은 세탁기의 이런 변화에 불만이 많다. 2009년 가을, 대우일렉트로닉스 세탁기연구소가 ‘세탁기는 왜 짜증을 돋우는가’를 회의 주제로 삼은 이유다.

‘브레인 스토밍’ 성격의 회의에서 연구원들은 속내를 쏟아냈다. 커다란 드럼세탁기가 좁은 베란다에 놓인 탓에, 공간이 좁아져 허리조차 펼 수 없다. 커다란 세탁조에 속옷과 양말을 채우려면 하루이틀 걸리는 게 아니다. ‘싱글족’이 세탁기를 가득 채우려면 몇날 며칠 냄새까지 감내해야 한다. 아이가 있는 경우엔, 멀쩡한 드럼세탁기를 놔두고 손빨래를 해야 한다.

“세탁기를 매달아버리면 어때요?” 한 연구원이 말했고, 김경학 대우일렉 세탁기연구소장은 무릎을 쳤다. “바로 그거야!”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가 잉태되는 순간이었다. 평판 텔레비전처럼 세탁기를 작게 만들어 벽에 건다면, 공간의 문제도, 작은 빨랫감을 손빨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아이디어를 낸 연구원조차 고개를 갸웃거렸다. 세탁기는 모터로 돌려야 한다. 진동과 소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반문의 틈을 비집고 김경학 소장이 연구원들을 독려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인 세탁기를 개발해봅시다!”

말은 짧았지만, 개발기간은 길었다. 모터 소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소형 인버터 모터를 개발하는 데만 1년 이상이 들었다. 세탁조가 돌 때 세탁기 몸체(캐비닛)와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소음을 잡기 위한, 세탁조-캐비닛 일체형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벽에 걸기 위해 무게 중심을 아랫쪽으로 낯춰야 하는 것도 새 기술을 필요로 했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벽면과 세탁기를 이어주는 거치대와 4중 방진패드도 적잖은 시간이 걸려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2년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3㎏ 용량의 벽걸이 드럼세탁기가 태어났다. 기존 드럼세탁기는 15㎏이 넘는다. ‘미니’는 욕실·주방·다용도실 어디든 벽에 매달 수 있다. 용량이 작아진 만큼 기존 15㎏ 드럼세탁기 대비 세탁시간은 60%, 물 사용량은 80%, 전기료는 86% 절약된다. 1회 세탁비용은 최대 45% 절약된다.

시장성은 있을까? 기존 가전업체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대용량 세탁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일렉 쪽에선 틈새시장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 제품의 필드테스트에 참여한 채경아 대우일렉 부장은 “아파트는 안 그래도 층간소음이 심해서 벽걸이 세탁기의 소음·진동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써보니 신기할 정도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동네에선 이미 입소문이 나서 빨리 출시하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혼자 사는 미혼남녀와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수요가 클 것”이라며 “외국 바이어들도 미리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니’는 지난 26일 시장에 나왔다. 흰색·분홍색 두가지 모델로, 가격은 고급형 49만9000원, 일반형 44만9000원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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