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과 전망
‘양국 지정 한반도내 역외가공지대’ 협정문에 넣기로
중국과 무역규모 > 미+유럽…중소기업
‘양국 지정 한반도내 역외가공지대’ 협정문에 넣기로
중국과 무역규모 > 미+유럽…중소기업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은 2일 중국 베이징에서 통상장관회담을 연 뒤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5월 중 첫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중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지정하는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특혜관세를 부여하는 조항을 협정문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석영 자유무역협정 교섭대표는 이 조항에 대해 “개성공단을 포함한 한반도 내의 역외가공지대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 전에 상대국과 개성공단에 대한 특혜관세 부여를 약속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수산업은 물론 일부 제조업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다 최근 발효된 유럽연합(EU),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 협상방식과 쟁점
두 나라는 협정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자국내 민감분야 보호를 위해 협상을 1·2단계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1단계 협상에서 민감품목 보호 방식과 분야별 협상지침 등을 먼저 합의한 뒤 2단계에서 전면적 협상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쪽은 농수산업과 섬유 등 일부 제조업을, 중국은 자동차, 기계, 석유 분야 등의 제조업을 민감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분야가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협상은 1단계 협상 결과를 토대로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및 협력분야 등 전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 수출기업이 관세혜택을 받을 때 필요한 원산지 증명의 경우 우리 정부는 자율형식을 요구하고 통관 절차도 간소화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또 서비스·투자 분야는 한·중·일 투자협정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양허(개방) 수준 이상의 자유화로 체결할 방침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논란이 되는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의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밝혔다. 천 상무부장은 “5월에 첫 협상을 하고, 개인적으로 2년 안에 협상이 완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협상 종결 시점에 대한 사전 합의는 없었으며 종결 시점에 얽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중소기업에 끼칠 영향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국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과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자유무역협정 체결 시 공산품을 중심으로 소비재의 수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의 경우 대중국 수입의 급증 등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미국이나 유럽연합에 비해 중국은 상당히 많은 제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다른 곳에 비해 그 파장이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실익을 철저하게 따져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발효된 자유무역협정 성적표
한-중 자유무역협정은 이미 발효된 유럽연합,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보다 국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 규모가 미국과 유럽연합 쪽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한-중 무역 규모는 수출 1342억달러, 수입 864억달러로 총 2206억달러다. 이는 한-미 무역 규모(수출 563억달러·수입 446억달러)와 한-유럽연합 무역 규모(수출 557억달러·수입 474억달러)를 합친 2040억달러보다 166억달러 큰 규모다. 따라서 이미 발효된 한-유럽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우리나라가 큰 이득을 보지 못하는 상태인데 또다른 거대 시장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성급하게 진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박주선 의원(무소속)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10개월 동안 무역수지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15억달러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한-유럽연합 무역 규모(1~20일 기준)는 수출 27억7000만달러, 수입 2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16.7%, 수입은 2.8% 줄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지난 3월15일 발효됐지만, 지난 4월 대미 수출 증가세는 5.6%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보다 크게 감소했다. 정은주 이정훈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한길 “당 대표 출마, 진지하게 고민중”
■ 고양이 쥐생각 해주는 ‘고마운’ 모텔?
■ 꿀벅지 먼로 동상 “굿바이 시카고”
■ 고현정, ‘고쇼’PD 갈아치웠나
■ 열여섯 소녀의 생채기 “아, 숨이 막혀요”
두 나라는 협정으로 타격을 받게 되는 자국내 민감분야 보호를 위해 협상을 1·2단계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1단계 협상에서 민감품목 보호 방식과 분야별 협상지침 등을 먼저 합의한 뒤 2단계에서 전면적 협상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쪽은 농수산업과 섬유 등 일부 제조업을, 중국은 자동차, 기계, 석유 분야 등의 제조업을 민감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분야가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협상은 1단계 협상 결과를 토대로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및 협력분야 등 전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 수출기업이 관세혜택을 받을 때 필요한 원산지 증명의 경우 우리 정부는 자율형식을 요구하고 통관 절차도 간소화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또 서비스·투자 분야는 한·중·일 투자협정이나 세계무역기구(WTO) 양허(개방) 수준 이상의 자유화로 체결할 방침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논란이 되는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의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밝혔다. 천 상무부장은 “5월에 첫 협상을 하고, 개인적으로 2년 안에 협상이 완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협상 종결 시점에 대한 사전 합의는 없었으며 종결 시점에 얽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중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될 경우, 국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분석과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를 보면 “자유무역협정 체결 시 공산품을 중심으로 소비재의 수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의 경우 대중국 수입의 급증 등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미국이나 유럽연합에 비해 중국은 상당히 많은 제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은 다른 곳에 비해 그 파장이 더 클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실익을 철저하게 따져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발효된 자유무역협정 성적표
한-중 자유무역협정은 이미 발효된 유럽연합,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보다 국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 규모가 미국과 유럽연합 쪽을 합친 것보다 많을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한-중 무역 규모는 수출 1342억달러, 수입 864억달러로 총 2206억달러다. 이는 한-미 무역 규모(수출 563억달러·수입 446억달러)와 한-유럽연합 무역 규모(수출 557억달러·수입 474억달러)를 합친 2040억달러보다 166억달러 큰 규모다. 따라서 이미 발효된 한-유럽연합,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우리나라가 큰 이득을 보지 못하는 상태인데 또다른 거대 시장인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성급하게 진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박주선 의원(무소속)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10개월 동안 무역수지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15억달러 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한-유럽연합 무역 규모(1~20일 기준)는 수출 27억7000만달러, 수입 2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은 16.7%, 수입은 2.8% 줄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지난 3월15일 발효됐지만, 지난 4월 대미 수출 증가세는 5.6%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보다 크게 감소했다. 정은주 이정훈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한길 “당 대표 출마, 진지하게 고민중”
■ 고양이 쥐생각 해주는 ‘고마운’ 모텔?
■ 꿀벅지 먼로 동상 “굿바이 시카고”
■ 고현정, ‘고쇼’PD 갈아치웠나
■ 열여섯 소녀의 생채기 “아, 숨이 막혀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