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력파’ 고졸 700명 채용
경쟁률 38대1…대학 포기자도
지원자 감동사연에 100명 증원
경쟁률 38대1…대학 포기자도
지원자 감동사연에 100명 증원
#1 여아무개씨는 고등학교 2학년 재학 당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학교를 중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교검정고시에 합격했다. 10년 동안 등록금 마련을 위해 뛰었지만 여의치 않아, 결국 대학을 포기하고 이번 삼성 공채에 28살의 나이로 도전했다.
#2 어업에 종사하는 아버지, 투병 중인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해 온 김아무개양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내신성적이 상위 19%에 들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이번 삼성 고졸 공채에 지원한 김양은 면접 직전 가깝게 지내온 할아버지가 끝내 돌아가셨으나 면접을 꿋꿋이 잘 치러냈다.
삼성그룹이 9일 발표한 고졸 공개채용 최종합격자들의 사연이다. 삼성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분위기 조성을 꾀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 그룹 차원의 고졸공채를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번 공채는, 삼성전자의 경우 경쟁률이 38대 1에 육박하는 등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삼성은 당초 예정인원보다 100명이 많은 총 700명을 채용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에 대한 당당한 포부를 밝히는 지원자들에게 면접위원들이 감동을 받아 인원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증원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 이번 고졸 공채 지원자들의 실력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 부사장은 “면접 응시자 중 20%는 4년제 대학졸업생보다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보였다”며 “소프트웨어직 면접에서 지원자의 20%정도는 실전능력이 매우 뛰어나 면접위원들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합격자 중에는 자발적으로 대학을 포기하고, 삼성을 선택한 신입사원도 있었다. 이번 공채 최종 합격자인 김아무개양은 수도권 소재 인문계고 재학생으로 상위 13%에 드는 성적 우수생임에도 대학 진학 대신 삼성 고졸 공채를 선택했다.
김양은 “대학에서 이론공부를 하는 대신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업무능력을 키우고 싶은 생각에 대학진학 대신 삼성공채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채용된 신입사원들은 삼성 각 계열사의 사무직(410명), 소프트웨어직(150명), 엔지니어직(140명)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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