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이번엔 변동폭 작지만
외국자본 추가 유출 가능성도
정부선 “외환 보유액 등 양호”
외국자본 추가 유출 가능성도
정부선 “외환 보유액 등 양호”
한국 금융시장을 뒤덮은 유럽발 ‘먹구름’이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고조되는데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까지 예금대량인출(뱅크런)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2.78(3.40%) 하락하며 다섯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폭풍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보다는 변동폭이 작은 편이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은 되레 더욱 커지고 있다.
■ 2011년 8월과 2012년 5월 이달 들어 국내 금융시장의 출렁임은 점점 거세지는 양상이다. 외국인은 지난 18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국내 주식 3조160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2일 1999.07이던 코스피지수는 18일 1782.46으로 내려앉아 고점 대비 10.8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9개월 전,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촉발된 ‘검은 8월’을 떠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5일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전격적으로 낮추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시련’은 한달 이상 이어졌다. 더블딥 우려와 함께 부채한도 증액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적 리스크 등이 신용등급 하향의 요인이었다. 지난해 8월 한달 동안 코스피지수의 고점(2172.28) 대비 저점(1710.70) 하락률은 21.25%에 이르렀고, 원-달러 환율은 12.3원 상승했다. 이창선 엘지(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지난해 8월은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의 불안감이 높았던 때에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이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해 그만큼 충격이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도 “지난 18일 국내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는 그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고, 그리스·스페인의 뱅크런 규모도 아직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앞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파는 강렬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미국 달러와 국채를 대신할 만한 안전자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은 미국 국채 투자방침을 고수했으며 미 국채와 달러는 계속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로존 위기는 지난해 8월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더라도 언제 완쾌될지 모르는 ‘만성질환’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자산을 정리하는 경향이 강해질 경우, 외부변수에 민감한 국내 금융시장의 특성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로존 위기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선거 등 정치적 문제와 결합된 탓에 단기간 안에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점, 스페인·이탈리아 등 덩치가 큰 인접 국가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변수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재정위기·유동성 등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성수 국장도 “그리스의 긴축정책 수용과 유로존 탈퇴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6월17일(그리스 재선거일)까지는 시장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외환보유액이 3186억달러(4월 말 기준)로 양호하고, 단기외채 비중도 총 외채의 34% 수준에 그치는 등 외환사정이 양호해 위기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와 다른 유럽국가로 위기가 전이될 것인지 등이 가장 우려스러운 변수”라며 “외환 사정을 점검하고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정 이재명 최현준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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